화물차 경유세금 환급의 부작용을 보며(서울시립대 손의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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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경유세금 환급의 부작용을 보며(서울시립대 손의영 교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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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화물연대노동조합의 파업에 따른 협상 과정에서 작년보다 인상된 경유 세금을 영업용 화물자동차에 대하여 1년간 한시적으로 전액 환급하기로 합의하였다. 물론 화물자동차 파업으로 인한 국가경제적 손실이 계속 커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방법은 없었나 하는 커다란 아쉬움을 갖게 된다. 특히 최근 시내 및 시외버스, 전세버스, 택시, 덤프 및 레미컨차량 등도 영업용 화물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인상된 경유 세금을 환급해 주기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정부내 각 부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너무 단기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특정 부처에서 제시한 해결방안을 놓고 다른 부처는 반대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영업용 화물자동차에 대한 경유세 환급도 건설교통부 입장에서는 화물연대 파업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지는 몰라도 당장 다른 경유차량도 동일한 요구를 함으로써 건설교통부는 또 다시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더욱이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른 부처가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 것은 물론이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부처간 협의를 통하여 장기적으로 경유가격을 계속 인상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이유는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과다 사용되는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유 차량의 대기오염 유발은 휘발유 차량보다 훨씬 높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왜 높은 지를 생각해 보라. 무엇보다 경유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이다. 경유의 과다한 사용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져서 국민 모두의 건강이 위협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도 실로 너무 크다. 더 이상 경유가격을 싸게 유지하면서 대기 오염을 개선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인상된 세금을 다시 환급해 준다면 인상 효과가 없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어, 경유의 과다한 사용은 다시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영업용 화물자동차에 대해 인상된 세금을 환급해 주기로 약속하였으니 이제 와서 무효로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영업용 화물자동차가 아닌 다른 경유차량에 대하여는 어떠한 어려움이 발생할 지라도 결코 인상된 세금을 환급해 주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화물자동차에 대하여도 한시적 기간인 1년이 경과한 후에 다시 연장하여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러면 화물자동차나 시내버스, 택시 등이 겪는 여러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유 세금 환급이 아닌 다른 여러 바람직한 방안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선방안을 도입하는 데에는 정부가 지금까지와 같이 결코 주저하거나 망설여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미적거리다가는 다시 또 한번 세금 환급과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안을 요구할 때 정부가 물러설 수 밖에 없는 지경에 다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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