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자동차산업은 사상 최고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면서 우리 경제가 미약하나마 성장하는데 기여하였다.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데는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합심하여 더 좋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더 많은 시장을 개척한 결과라 하겠다. 물론 그 과정에서 노사갈등 등 문제점이 표출되기도 하였으나, 우리 자동차산업은 이러한 진통을 겪으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더욱 다졌다고 볼 수 있다.
금년 우리 자동차산업의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신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며, 내수도 다소나마 회복이 되어 국내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에 이어 동유럽지역에도 국내 자동차공장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국제적인 위상은 더욱 강화될 예상이다.
이와 함께 국산 자동차의 품질과 성능이 꾸준히 개선되어 선진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만족도가 증가하고 있어 우리 자동차업계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더불어 우리 자동차산업을 2012년에 세계 4강에 진입시키기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이 본격 가동되어 비전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을 산관학 공동으로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 자동차산업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그 동안 우리 업계가 우려해 온 사안들이 하나 둘 현실로 나타나면서 성장가도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잠재시장인 멕시코와 인도가 자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관세를 차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중국이 자동차수출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선진국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모델을 대량 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자동차산업이 새로운 경쟁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환경마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하루속히 수립하여야 한다.
지난해 말 미국 제조업자협회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원가가 중국의 6배, 대만의 1.8배, 일본의 1.6배에 달하고, 미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조사를 담당한 미국 학자마저 놀라게 하였다.
그 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미국 제조업체들의 한국 투자 회피와 국내 제조업체들의 저생산비용국가로의 설비이전 이유가 일부 밝혀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산업이며, 고용창출과 무역수지 흑자 기조유지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산업이다.
그러나 우리 자동차 수출을 지탱해 준 원가경쟁력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안정된 노사관계속에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시급히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 4강 진입을 목전에 두고 사강(死江) 속에 빠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