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지하철 투자, 부채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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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지하철 투자, 부채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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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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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교통 혼잡 문제를 완화하는 데 지하철 운영은 필수적이다. 그리하여 지하철은 1970년대부터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6개 대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도시 교통 혼잡을 개선하는 데에 지하철은 실로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하철이 원래 계획했던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예상하였던 것 이상으로 운영 적자가 심각하고, 적자 누적에 따른 과다한 부채 등으로 지자체 재정 운용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하철이 대도시 교통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같은 형태의 지하철을 장래에도 건설, 운영할 때는 운영 적자와 부채 문제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차 더 악화될 형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운영 적자와 부채문제를 중심으로 장래 지하철의 건설 및 운영상의 개선방안을 논의해 보기로 한다.
먼저 어떤 형태의 지하철을 건설하는 가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에 따라 건설비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설비가 비쌀수록, 운영 적자가 심각해진다.
지하철 형태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지하로 운행되면서 차량 크기가 아주 큰 형태로서, 공사비가 매우 비싸다. 서울시 1기, 즉 1∼4호선이 대표적으로서, 1편성에 10량의 차량이 연결된다. 다른 하나는 지하로 운행하지만 차량 크기를 적게 한 형태로서, 공사비가 다소 적게 소요된다. 서울시 2기, 즉 5∼8호선 및 다른 대도시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1편성에 8량 혹은 6량의 차량이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지하보다는 고가로 운행하며 경량으로 고가 구조물을 최소화함으로써, 공사비를 30-40% 감소하는 경량전철 형태이다. 운행 자동화로 운영 인건비도 감소할 수 있다.
현재 계획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장래에는 불필요하게 비싼 지하철 건설로 인한 운영 적자의 문제점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너무 비싼 지하철을 건설함으로써, 발생하는 운영 적자와 계속 커지는 부채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지하철 건설비를 일차적으로는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해 왔으며, 다음으로 지자체 자체 재원보다는 차입금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그리고 운영상의 흑자로 점차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었다.
그러나 실제 지하철 승객은 계획된 승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3분의 1에 불과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의 경우 개통 초기에는 운임 수입으로 인건비를 제외한 경상적인 경비조차도 충당하지 못하기도 한다. 차입금의 지급이자조차 충당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건설 당시에도 많은 부채가 계속 불어나 심각한 수준에 달하게 돼, 지자체 전체 부채의 상당 부분을 지하철 부채가 차지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지하철에 대한 재원조달이 미흡한 경우 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지하철 부채를 감소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규 지하철 건설을 보류하기로 기획예산처와 지자체는 작년 말에 공동 합의를 하였다.
이러한 공동 합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재 공사 중이거나 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지하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하며, 공사 중인 것은 완공을 늦추거나 장래 계획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분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지객원논설위원: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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