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진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자본의 유동성이 커지면서 외자유치를 위한 국가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각 국은 외국자본의 유치를 국가정책의 중요한 핵심으로 인식한다. 우리나라도 인천, 부산·진해, 광양·여수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다국적 기업의 지역물류센터, 지역본부, 콜센터 유치와 이를 위해 개방 확대 및 관련 인프라의 정비 등을 통한 물류중심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중심지화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지역에서 여러 경제권을 연결하고, 지역 경제권에 인적·물적인 흐름과 함께 정보에 관련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물류중심지화의 구축을 위해서는 인적·물적 요소 그리고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장 중요하다. 인적·물적 요소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는 국가별로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각종의 규제정책을 완화하고 각 국간보다 자유로운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더욱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사업을 국가의 핵심사업으로 인식해 외국자본이 원활한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체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글로벌한 물류기지화를 위해서는 양자간에 의한 규제적 질서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항공부문에 있어서 개방적 기치로 지역을 리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북아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보수적인 항공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원활한 지역통합에 장애가 될 수 있다.
항공운송산업의 지역적 통합과 자유화 정책의 추진으로 역내 인적·물적 흐름을 보다 원활하게 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일본과 중국의 현재 경제적 능력 및 잠재력으로 볼 때 중심적 위치의 입지를 선점하지 못하는 경우 이들 국가의 그늘에 영구히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향후 항공운송산업은 항공화물 부문의 성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항공기의 양대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향후 20년 동안 매년 항공화물이 여객에 비해 0.8% 내지 1%p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역내와 중국 국내의 항공화물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중국은 2003년 항공화물의 성장률이 9.4%에 달해 전세계 평균의 3.9%보다 2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아시아지역의 성장률 6.7%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북아지역의 높은 성장율을 바탕으로 시장이 보다 자유화될 경우 역내 교류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미 항공운송시장의 자유화를 경험하고 있는 북미 지역과 유럽에서는 항공운송산업의 자유화로 경쟁이 촉진되고 운임이 하락해, 보다 많은 상품의 이동을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또한 이러한 자유로운 정책을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국가들이 물류중심지화를 주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향후 점차적으로 확대될 이 지역의 인적, 물적, 서비스 그리고 정보의 교류를 위해서는 동북아 역내에서 보다 자유로운 항공편의 연결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내 항공운송시장 통합을 위한 동북아 항공운송시장에 적용 가능한 대안으로는 우선, 각국의 국내 항공운송시장에 대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또 ▲각국 국내시장의 자유화 정책의 확대 ▲동북아 지역 내의 양자협정의 보다 자유로운 항공협정의 체결이 필요하고 ▲ 동북아 항공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 항공사간 전략적 제휴의 확대 ▲경쟁력 있는 공항 및 노선 또는 저수요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자유화 실시 ▲동북아 3국의 주요 공항간 셔틀 운영 필요 ▲동북아 삼국간 국제표준의 항공안전 및 보안체계의 공동구축 ▲항공 외의 분야에서 우선적 자유화 추진 등이 수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 태평양 지역 민간항공기구의 설립과 한 . 중 . 일간의 협의기구를 설립해 각 국이 정기적으로 항공운송시장의 통합과 자유화에 대한 의견개진을 통한 점진적인 자유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에서 항공자유화를 위한 단기적 차원의 진전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국 항공사의 계속적인 성장과 일본계 항공사들의 저비용 구조화에 대한 진전이 이뤄질 경우 의외로 조속한 항공운송시장의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항공운송시장은 과거 25년간 대변혁의 과정을 겪었다.
대변혁의 과정 중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자유화였으며, 그 결과로 요금은 인하되고, 항공수요는 증가하였다. 이로써 침체되어 있던 항공운송산업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등장했다.
그러므로 자유화 정책의 확대추진을 통해서만이 지역내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으며, 이를 동북아 물류허브를 지향하는 우리가 주도할 경우 지역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