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시론=지나침은 모자름보다 못하다
상태바
관광시론=지나침은 모자름보다 못하다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객원논설위원·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최근 국내관광 입국자수는 전년대비 16% 이상 증가하는 반면 출국자 수는 5% 이상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 관광객의 증감은 일반 경제상황이나 환율 또는 돌출변수 등에 기인한다. 인바운드의 영향요인에서 가장 큰 요인이 환율인데 지난해 이맘쯤 1400원에서 1500원대에 있던 것이 최근 1200원대에서 안정을 찾고 있고 향후 더 떨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결코 특별한 호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경제상황은 또 어떤가.
많은 나라들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에 우리 주식은 연일 오르고 있다. 또한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 속도에 세계가 찬사를 보낸다는 보도도 연일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결과 방향은 아웃바운드 호조, 인바운드 부진으로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점들을 따져가다 보면 결국 신종플루에 대한 대응 방식이 원인일 듯싶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보기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9월5일자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신종플루 사망자는 2837명으로 미주가 2200여명, 서태평양 지역이 270, 동남아가 180, 유럽이 1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9월16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행히도 8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야 알 수 없지만 이런 통계로만 봐서는 우리나라를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싶다. 무언가 개운치가 않다.
한편 국내관광시장의 상황은 거의 절망적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9월3일 ‘신종인플루엔자 유행대비 지방자치단체 축제 및 행사운영지침’을 각 지자체에 시달한 일이있다. 내용인 즉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참석하고 2일 이상 계속되는 행사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것으로, 지침을 어겨 신종플루가 발생한 지자체엔 재정적 불이익과 관련 공무원 강경 문책이 뒤따를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열흘이 지난 9월13일 전국에 예정됐던 1000여건의 행사 중 취소가 247건, 연기가 44건, 축소가 126건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발끈한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와 한국관광공사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정부는 부랴부랴 9월14일 새롭게 완화된 지침을 각 지자체에 내려 보냈다고 한다.
유사한 과거의 사례는 어떨까. 지금부터 6년 전인 2003년 사스 때의 일이다. 사스가 가장 맹위를 떨치던 그해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중 4월 한달을 제외하곤 인바운드가 아웃바운드에 비해 더 크고 더 오래 타격을 받았다. 지금의 상황과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지금까지의 경과 과정들은 대략 살펴보면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태도에 일정한 부적절함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
이는 사스 당시 태국정부가 외국인이 태국관광 중 사스에 걸린다면 엄청난 보상금을 지불하겠다는 전략적 홍보방법이나 이번 신종플루에 대해 외국의 경우 지금까지 대규모 행사를 취소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명백히 돼지 인플루엔자임에도 축산업들을 배려해 신종 인플루엔자라고 했던 점이나, 절대로 따라 할일은 아니지만 최근 덴마크 관광청의 무리한 관광진흥전략의 충심만큼은 또 어떤가. 횡적으로 비교해 보더라도 지역축제가 문제가 된다면 학교나 군대, 회사도 휴업을 해야 하고 지하철이나 버스도 운행을 중지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2003년 하반기 사스의 관광부분 파급효과 등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 첫 번째 정책제언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발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은 어느 국가와 정부에서도 지켜져야 할 첫 번째 책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나침은 언제나 모자름만 못하다(過猶不及)라는 말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외국의 유명한 재난 영화에서 확정적인 재난 앞에서 조차 정부가 끝내 이를 빠르게 공표하지 않는 (비록 영화에서 이런 태도를 악의 편처럼 보이게 하지만) 답답한 대응의 이유를 정부입장에서 한번 쯤 생각해 본 관료라면 다시는 이런 일의 반복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국내관광의 붕괴는 국내관광이 정책적으로 추구하는 국민 삶의 질 뿐 아니라 지역발전에 핵심적 중점이 두어져 있다. 더구나 2차적으로는 인바운드 성장 기반일 뿐 아니라 성숙한 아웃바운드의 선행학습장이기도 한 것이다. 9월과 10월에 집중된 전국의 축제와 행사는 개최일자나 기간에 큰 상징성과 정통성을 두고 있어 개최취소나 연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필연적으로 발생시킬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이제라도 정부가 적절한 정책변경으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피해가 당해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관련 여행업체와 전후방에 걸쳐있는 많은 업체들에게 동시에 미쳤슴을 놓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이미 발생된 문제들을 정상화하는 한편 수습지원책도 늦지 않게 나와야 할 것이다. 사전 예방정책에 실패함으로써 사후 대응이 강경하고 경직적이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면 누가 이를 현명하다고 할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