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재활용협회 ‘폐차인수증명서’ 폐지로 가닥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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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재활용협회 ‘폐차인수증명서’ 폐지로 가닥잡나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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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회 독점 발급·비용 논란에 서둘러 ‘입장 정리’

업계, “국가망 통한 발급도 가능...협회서식만 인정하는 것 잘못”

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이하 협회)가 발급해 오던 '폐차인수증명서‘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폐차인수증명서는 정부서식으로 폐차업체가 차량 소유자로부터 차를 인수한 뒤 첨부해 지자체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이다.

최근 협회의 폐차인수증명서 발급비용과 관련한 문제점 및 독점발급, 증명서 판매비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오르자 제도 폐지론이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폐차인수증명서는 정부서식임에도 협회만이 지난 30년간 독점 배부해 매년 20억이 넘는 금액을 거뒀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더욱이 협회 서식만 인정한다는 관련 규정이나 법규도 없다는 것에 대해 업계의 불만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 업체도 국가 정보망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는데도 협회 양식만 인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이번 일이 협회 차원에서 단독으로 벌어질 수 없다는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담당부처의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으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정부는 협회가 제작하고 검인한 인증서만 인정하고 있으며, 증명서는 장당 3천원에 발급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협회는 ‘증명서 비용은 허위 증명서를 근절하기 위한 검인비용으로 관공서에서 인정을 해주고, 협회가 보증을 서는 게 목적이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국토부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30년 간 협회의 독점을 묵인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부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자동차 말소등록 시 첨부하도록 한 폐차인수증명서의 허위발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차 관련 전문성과 전국적 조직을 갖춘 협회가 검인한 폐차인수증명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회원에게 회비를 징수하고 있으나 1장당 3000원의 일정한 비용을 받고 폐차인수증명서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으나 부실 해명으로 드러나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업체의 제보와 계속적인 의혹이 제기되자 국토부는 서둘러 입장을 정리했다. 협회는 회원 간 협의를 거쳐 폐차실적에 따른 실적부담금으로 회비를 징수하고 있고, 다만, 실적파악이 폐차대수에 비례해 이뤄져 폐차인수증명서가 판매되고 있다는 오해가 제기됨에 따라 협회에 회비산정 방식을 폐차인수증명서와 별도로 산정하도록 조치하였다는 것.

폐차인수증명서 거래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쳐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하고, 폐차인수증명서와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잇단 비판이 제기되자 결국 국토부는 폐차인수증명서의 허위 발급을 막는다는 취지로 협회가 발급하고 검인한 증명서만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 규정 자체가 없는 데다 사설 협회가 정부 서류의 검인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체 관계자는 “과거 폐차인수증명서 발급 비용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느낀 적은 있다. 정부 양식을 사용하는데 반드시 협회에 가입해야 하고, 비용을 지불해 써야하는지 의문이었다”며 “그동안 오랜 잘못된 관행이 불거진 것 뿐. 이제까지의 손실은 누가 보상해 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빠른 판단으로 가뜩이나 영세한 폐차업계가 바로 잡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폐차 규모는 연간 80만대에 이르고, 해체재활용업협회는 국토부가 인가한 단체로 올해 3월 기준 전국의 폐차업체(525개)가 가입해 있다. 이번에 의혹을 제기한 폐차 업체들은 보통 연간 폐차 처리대수에 따라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 발급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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