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택배가격 인상,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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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택배가격 인상,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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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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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동 박사의 ‘물류현장 논의’

[교통신문] 새 학기가 되어 신입생들에게 ‘물류가 뭐지요?’ 라고 질문을 하면 택배라는 대답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택배는 1980년대부터 도입돼 오늘날 생활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요즘 택배업계로부터 노사문제, 근로환경 개선 등의 크고 작은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택배화물차주들을 보면 감사한 마음과 그들의 노고에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우리생활 속에 꼭 필요한 택배는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일반 고객층이 더 많으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우리나라 택배는 지속적인 성장으로 지난해 기준 연간 약 26억 개의 물량을 처리 했으며 매출 규모도 약 5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6%가 성장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국가물류비 기준 177조4000억원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 동향 자료에 의하면, 택배화물차주들의 운전자 평균 연령은 44세 수준으로 30~49세 연령이 전체의 72.3%를 차지하는 등 일반, 개별, 용달화물 차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 택배화물차주의 일평균 취급건수는 수도권 243박스, 대전권 203박스, 대구권 279박스, 광주권 154박스, 부산권 240박스 수준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의 취급 수수료는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집하운송 시 기업화물의 경우 박스 당 300~400원이며, 개인화물의 경우 700~800원 수준이다. 배송운송은 박스 당 700~800원 수준으로 형성되어있다. 집하 및 배송 수수료 중에서 대리점 또는 영업소의 수수료가 10~15%정도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수령하는 금액은 이보다 더 낮은 금액이다.

근무 형태를 보면 운행일수는 25.4일이며 일평균 운행거리는 40~50km이고 근무시간은 8.2~12.3시간이다. 대부분 종사자들이 오전 7시에 출근해 오전 10~11시까지는 택배화물을 분류하고 이후 평균 7~8.2시간 정도 배송을 하고 있으며 오후 7~8시가 되어야 귀가를 할 수 있다. 추석이나 설 명절과 같은 특별기간을 포함해 가을에서 동절기까지 쌀과 같은 농산물 집·배송 시에는 노동의 강도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택배화물차주는 택배화물 집․배송 시 대부분 혼자서 물량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택배화물운송업의 특성상 업무강도가 강하고 일평균 근로시간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택배화물차주들의 월 평균 매출은 지역적 차이와 취급물량 등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340만~430만원 수준이고 지출은 고정비 및 변동비(유가환급금 포함) 등 90만~100만원을 지출하면 240만~330만원의 수입이 월급인 셈이다. 이는 4인 가족 기준 생활비 소요 및 노동의 대가를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편이다.

그렇다고 택배회사가 영업이익을 많이 남기면서 택배화물차주들에게 집·배송료를 적게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어렵기는 택배기업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요즘 택배 종사자들의 크고 작은 소리는 근본적으로 택배운송가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택배운송 가격은 택배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되었다.

택배는 소형화물을 송하인의 문전(門前)에서 인수하여 수하인의 문전까지 배달해주는 운송서비스업이다. 포장단위당 30㎏ 이하, 가로와 세로 및 높이의 합이 160㎝ 이내, 최장 길이가 100㎝ 이내의 소형·소량화물을 취급하므로 소화물일관수송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오늘날 택배운송 가격은 화물종류에 따라 개당 2200원에서 7000원까지 택배회사의 기준으로 형성돼 있지만 대부분 업체가 매우 낮은 금액으로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 택배 업계의 무한 경쟁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1990년대 택배가격은 수도권과 지방권으로 부피와 무게에 따라 각기 다른 운임을 받았다. 그 당시 수도권 내는 4500원, 수도권에서 지방 간은 평균 7000원의 운송료를 받았다.

1997년 택배운송료가 자유화되고 인터넷 쇼핑몰이 급증되면서 소형화물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났으며 택배업체간 과다경쟁으로 2000년에 이르자 택배운송료가 3500원 선으로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택배가격은 28년이 지난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와 오늘날 박스 당 평균 약 2300원의 가격으로 형성됐다.

택배운송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업체 간 과당경쟁은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로 인해 고객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으며, 택배화물차주들의 조기 출근 후 분류시간 보상과 과다근무에 따른 수입저하 불만, 안전문제, 복리후생 문제 등의 노사문제로 확대되어 택배업체와 택배화물차주들 간 분쟁의 요인이 되고 있다.

택배업계는 근간에 근무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체국 택배원을 공무원으로 전환해주는 것으로 발표했으며 소수의 택배업체는 근무시간 단축 조정, 휴식권 보장, 집·배송 인력의 자유로운 연차 및 병가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연차별로 택배화물차주 충원, 중량택배의 요인으로 지적돼 온 집·배송 부하량 시스템에 대한 개선, 안전문제 개선 등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배운송료의 합리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므로 고객은 이를 수용할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며 택배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택배화물의 부피별, 중량별, 거리에 따른 표준운송비 개발과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객원논설위원·장안대학교 유통물류학부 물류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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