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 어떻게든 줄여야=[4] 교통안전관리 우수사례(택시:택시공제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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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 어떻게든 줄여야=[4] 교통안전관리 우수사례(택시:택시공제 부산지부)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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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줄이는 ‘공감(共減) 프로젝트’ 공감(共感) 확산

운수종사자 안전의식 증진에 초점
세밀한 현장관리 요령 “지속 반복”
대물사고율 감소…더 큰 성과 기대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전국택시공제조합에는 최근 수년 전부터 택시 교통안전사업에 있어 본보기로 자주 부산지부의 사례가 거론돼 왔다. 관련 업무를 위한 각종 회의나 지부 실무를 총괄하는 부지부장 간 의사 소통, 정보 교환 등에서도 부산지부의 사고 감소 실적과 이에 따른 공제금 절감 실적은 이른바 택시공제조합형 교통사고줄이기의 전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지부에서의 벤치마킹, 현장 방문을 통한 견학 등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평균 계약대수 1만~1만1천대를 유지하고 있는 택시공제 부산지부의 어떤 점이 택시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인지 직접 들어봤다.

택시운수종사자 부족과 고령 운전자 증가 등으로 택시 교통사고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업계가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택시공제조합 부산지부에서는 2018년 ‘공감프로젝트’라는 사고줄이기 계획을 수립, 시행에 착수한다.

물론 당시에도 택시 사고 줄이기의 중요성은 충분히 강조돼 왔으며, 일선에서의 노력 역시 부단히 이어졌지만, 결과는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됐다. 특히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실무자와 운수종사자들 간 대화와 교육은 필수적이나 그 과정이 문제였다.

교통안전 실무자와 운수종사자 간에 자주 시비가 터져나왔다. 사고 줄이기의 필요성과 함께 주의를 당부하는 실무자에게 운수종사자들은 “사고가 날 수 있지”, “회사가 여기 뿐이냐”라는 식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 일쑤였고 실제 그런 일로 이직하는 운수종사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재취업해 간 회사에서 역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그와 같은 운수종사자의 태도는 업계 전반에 걸친 인력난이 원인이었다. 그런 이유로 일선에서는 사고줄이기를 위한 실질적 교육의 한계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팽배했다.

교통사고 줄이기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운수종사자가 늘어나면서 교육은 차츰 무의미한 것으로 변해 택시 교통사고 줄이기는 갈수록 요원한 문제가 되고 있었다.

◇‘공제사고 감소시키자’= ‘공감프로젝트’는 그런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지부의 최고경영자인 지부장(사업조합 이사장)과 실무 책임자(부지부장)가 바뀐 것이 프로젝트 수립의 시작이었다.

공제지부 입장에서 볼 때 교통사고가 공제 경영 개선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극복할만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고 그런 고민이 프로젝트 수립으로 모아진 것이다.

프로젝트는 운수종사자 스스로 안전운전에 대한 철저한 의식을 확립하고 이를 실천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고, 특히 운수종사자가 사고를 야기한 경우 회사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미안함과 함께 사고 사실을 반성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코자 했다.

‘공감프로젝트’의 ‘공감’은 ‘공제사고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택시공제인이라면 사고 감소의 필요성을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의미에서 계획의 명칭이 정해졌다.

공제 지부는 먼저, 관할구역을 몇 개의 지역으로 나누고 지역별로 회사의 사고 실무 담당자 가운데 대표팀장을 위촉, 공제조합 부지부장과 팀장이 참여하는 ‘공제사고 감소 TF팀(공감모임)’ 참여토록 해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사고율 1% 감소에 7억원 정도의 경영 수지 개선 효과가 있음을 설명하고 지부의 사고율 감소 목표를 연평균 3%로 정했다.

프로젝트는 현장의 매우 세밀한 부분을 중요시했다. 운수종사자가 사고줄이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안전운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시각 중심의 홍보 방법을 채택했다.

그렇게 확정, 시행에 들어간 교통안전 홍보 요령은 ▲교통안전 중점 홍보 내용을 담은 ‘아크릴 게시판’과 유인물 배포 ▲중요사고 발생 시 ‘공제사고 감소합시다’라는 보도문 작성, 조합원사 전송 및 게시 ▲정기적으로 공감모임을 개최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권역별 회의로 확산 ▲조합원사 대표가 운수종사자에게 사고 예방의 필요성을 알리는 호소문을 지부에서 작성해 배포하고 업체에 게시하는 등으로 요약된다.

부산의 택시는 최근 수년간 시민들에게 ‘사고없는 택시로 거듭나는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부산지부가 제작해 배포하고 있는 각종 교통안전 홍보물.

 

이밖에도 사고 동영상(제목 ‘와이라노’)과 현수막(세로로 제작해 시선을 이끌어 냄), 차량 뒷번호판 옆 여백에 부착토록 한 ‘교통안전’ 관련 스티커 제작 및 배포 등도 홍보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아크릴 게시판의 경우 게시판 부착 위치를 사고 관련 실무자 책상 위, 운수종사자 휴게실, 화장실 등으로 전 업체에 통일시켰는데, 초기 일부 업체에서 부착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으나 이후 홍보 효과가 나타나자 전 업체가 부착했고, 추가 부착을 요청하는 사례도 나왔다.

홍보물은 색지를 이용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고 그림으로도 표현해 경각심을 최대화하도록 했다. 홍보물은 특히 홍보기간을 명시해 주 단위로 배포했으며 지부에서는 매주 월요일 SNS로 전체 업체에 아크릴 게시판과 홍보물 교체 게시를 요청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철저를 기했다.

◇‘모두 함께 공감’…사고감소로 이어져= 이 공감프로젝트가 일과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운수종사자들이 식상해 하거나 무감각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부의 의도가 프로젝트 전반을 관통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부산지부의 사고 감소 프로젝트는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2018년 ‘공감프로젝트’, 2019년 ‘나 스스로 프로젝트’, 2020년 ‘실천입니다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5년 54%를 상회하던 지부의 대물사고율은 매년 감소해 2018~2019년 49.77~50.75%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대인사고율은 여전히 35%를 넘나들어 지부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부의 사고율은 전국 택시공제 지부 평균치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부의 시선은 현재가 아닌 미래로 향하고 있다. 일단 틀을 잡은 택시 운송사업 현장의 사고 감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때 그들이 목표로 한 상황을 언제 맞이하게 될 것인지, 그리하여 노력의 결과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Interview 장 성 호 택시공제 부산지부장

“조합원사의 동참이 가장 큰 힘
‘사고는 모두의 불행·큰 손실’ 인식 정착”

 

 

“지부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조합원사에서, 또 운수종사자들이 지부를 믿고 사고줄이기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힘입니다.”

장성호 택시공제 부산지부장은 지부의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사고줄이기 노력에 대해 지부 직원의 노고를 먼저 말했다. 오랜 지부 경력자들의 지역 업계와 공제지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프로젝트’ 수립과 시행의 원천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택시운송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는 치명적인 불이익이라고 말하고 ‘안전경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교통안전 문제에는 정도 밖에 길이 없다고 봅니다. 사고 위험이 높은 운수종사자의 경우 우선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즉 인내가 필요하고 다음으로 지속성을 유지하는 노력을 통한 습관의 체질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결과는 그런 이후에 나타나는 것이지요.”

장 지부장은 “사고 줄이기는 운수종사자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소속 업체, 나아가 공제지부와 공제조합 전체의 경영 안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향후 이 문제를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 것인지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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