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교통안전캠페인] 무리한 끼어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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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교통안전캠페인] 무리한 끼어들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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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서 일어나는 접촉사고의 일반적인 사례
체증으로 답답해 시도하다 사고 유발
‘다른 차들이 양호할 것’ 착각일수도
좋은 운전습관 유지할 때 극복 가능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 자주 마주치는 교통사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주의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한 자동차와 관련된 사고가 의외로 많다. 급차선 변경이나 끼어들기, 무리한 지그재그운전도 따지고 보면 무모한 끼어들기 또는 그 변형된 시도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버스의 경우 주행 중 무리한 차로 변경, 즉 끼어들기의 이유는 명백하다. 체증 등으로 정해진 노선 운행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 도로의 빈 공간을 찾아 차 머리를 밀어넣는 것이며, 그렇게 차로를 바꿔가며 운행함으로써 배차 시간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잦은 차로 변경이나 끼어들기는 이동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인정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잦은 차로 변경은 그다지 운행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것은 대도시의 경우 교통량이 많고 도로가 복잡할 뿐 아니라 교통신호기가 많이 설치돼 있어 버스가 차로를 자주 변경해가며 움직여도 다른 차들에 비해 월등히 빨리 이동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버스가 목적지까지 미리 정해진 시간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승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이것을 기준으로 버스업체들이 설정한 배차시간 전체를 유지해야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다른 차량들의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선버스 운전에 있어 기본이 된다고 한다. 노선버스는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무리하게 빨리 달리거나 배차 시간보다 빨리 다음 정류정으로 이동해야 할 이유가 없지만, 지체될 때 노선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버스 운수종사자들은 최대한 이 배차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에 체증이나 사고, 공사 현장 등의 지연 운행 요인이 발생하지 않으면 구태여 끼어들기나 잦은 차로 변경의 필요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대도시 지역의 체증구간이 문제다. 상시 체증에 아무 대책없이 운행하다 보면 배차시간을 초과하기 일쑤여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나 만회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무리한 운행을 감행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리는 자동차의 앞쪽으로 끼어들어야만 차로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급차로 변경은 실상 교통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일과 다름 아닌 것이다.
이와 관련,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현상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행하는 중 끼어들기를 하거나 급차로 변경을 하는 다른 자동차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이를 거부 또는 방해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끼어들기를 하는 차가 버스인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버스란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므로 그만큼 공공성이 인정돼 급한 사정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이해하는 측면이 있으며, 만약의 사고 시 버스와의 트러블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등이 작용한 까닭이라고 한다.
그러면 버스의 잦은 교통사고 위험 중 하나인 '급차로 변경'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일까. 많은 버스운전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운전경력이 길고 운전에 능숙한 버스 운전자에 있어 그와같은 급차로 변경을 일상적인 운전행위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버스 운전 경력 17년째인 Y(52)씨는 "안전을 생각해서 곧이곧대로 운전할 경우 늘 배차시간보다 늦어진다. 나의 경우 좀 차분히 운전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바로 표시가 난다는 것을 경험했다. 따라서 다소의 위험 요소는 있지만 적당히 끼어들기를 하면서 배차시간을 맞추고 있고, 최대한 조심해서 운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운전자도 있다. L(51)씨는 "아무리 급히 서둘러도 시간 절약효과가 미미하다. 편도 3시간 구간을 정상적으로 운전했을 때에 비해 급차로 변경이나 과속을 해도 10분 내외 정도 시간이 줄지 않는다. 이것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손해다. 큰 사고가 나지 않는다 해도 작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사고처리에 시간을 얼마나 허비해야 하는가. 이런 일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며 무리운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일부 버스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능력을 과신해 무리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운전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게 되고 또 다른 자동차들이 무리운전을 하는 버스에 피해주거나 최소한 버스와 경쟁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도 적지 않다는 점이 사소한 접촉사고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때가 많다. 많은 운전자 가운데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 운전 행태를 유지하는 사례가 존재하고 있고 이런 유형의 운전자일수록 버스나 택시 등 사업용자동차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즉 버스가 끼어들기를 시도할 때 ‘절대 끼워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접촉사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앞차와의 간격을 좁히려 근접운행을 시도하다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버스와 접촉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허다히 발생한다. 사고 조사 결과는 옆 차로에서 끼어드는 버스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그와같은 유형의 상황에서는 무리한 운행이 곧바로 접촉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해 버스가 양보하는 것이 접촉사고를 피하는 요령인 것이다. 
또 한가지, 급차로 변경 같은 무리한 운전이 안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는 사실은 일반 운전자들의 경우 버스 운전자들에 비해 운전기술이 떨어지고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 부족하다는 점을 버스 운전자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버스가 체증을 피해 차로를 변경하면서 운행해 나갈 때 운전실력이 부족한 일반운전자들은 방어운전 등이 미흡해 미처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 그리하여 버스 운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일반운전자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마는 사고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통혼잡지역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사소한 접촉사고가 비일비재, 버스 교통사고의 빈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접촉사고는 아무리 사소하다 해도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고 사고 처리에 시간을 허비해야 하므로 시간 단축을 위해 서두르는 노력을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결론적으로 버스에 피해를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리한 끼어들기는 버스의 운행을 원활하게 하는 운전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버스에 피해를 가져다 주는 나쁜 습관 중 하나라 하겠다. 더불어 그와 같은 운행 행태는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결코 방심하거나 무의식중에 결행돼선 안 된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한 교통안전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운전 중 나타나는 현상은 대부분 운전자의 습관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즉 버스에 있어 무리한 끼어들기나 지그재그운전,  급차로 변경 등과 같은 운전행태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이 다른 어느 요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무리 체증이 심하고 지연 운행일 때에도 철저히 안전운전 요령을 지키는 운전자는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매우 도로사정이 좋고 운전실력이 뛰어난 운전자라 해도 위험한 운전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운전을 할 경우 상황과는 무관하게 언제든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이 또다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도 설명된다.
따라서 무리한 끼어들기나 지그재그운전, 급차로 변경과 같은 위험운전은 애초에 몸에 밴 잘못된 운전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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