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배달 라이더의 안전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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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차 배달 라이더의 안전 확보 시급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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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박상권 안전관리처장
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박상권 안전관리처장
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박상권 안전관리처장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맞물려 배달 산업이 확대되고 ‘이륜차 배달 전문 운전자’(이하 라이더)도 크게 늘면서 현재 전국에 걸쳐 약 20만명의 라이더가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매년 교통 사망사고는 감소하나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증가 추세에 있어, 이륜차 배달 업계가 급성장하는 만큼 도심부에서 급증한 라이더와 이들의 운행이 사망 교통사고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원인으로는 라이더의 안전의식 부족으로 인한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이 지적되나, 제도나 구조적 문제와도 관련 있다고 본다. 과도한 유상운송 보험료와 제한없는 가격 경쟁 등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라이더들은 투입 비용을 단기간에 회수하고자 과속과 신호위반을 일삼게 된다. 또한 전통적인 고용 형태와는 다른 플랫폼 종사자로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니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교통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향후 전동킥보드나 드론 등을 이용한 배달 산업의 끝없는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교통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라이더의 처우 개선을 중심으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라이더의 안전의식 개혁이 절실하다.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음식배달 콜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배달 실적을 많이 올리기 위해 교차로에서 신호위반과 과속 등 위험운전도 서슴지 않는다. 운이 좋아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 라이더의 안전은 본인부터 확보한다는 각오로 신호 준수는 기본이고 다른 교통수단과 조화를 이루면서 운전하되 특별히 안전교육 정보를 찾아 적극 이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둘째, 라이더를 고용하는 배달 업체는 라이더의 운전면허 확인은 물론 면접 및 자질 확인 등을 거쳐 채용하고 책임있게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 업체 단독으로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므로 지역 배달 업체가 연계하고 자주적으로 조직 결성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 배달 산업의 제도적 문제로 부각되는 과도한 이륜차 유상운송 보험료이다. 운전자의 안전운전 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감면하거나, 버스와 택시 등 사업용 차량 공제조합처럼 유상운송용 이륜자동차 공제조합을 만들어 라이더 스스로 교통사고를 줄이면서 보험료도 줄일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배달 업계의 표준 요금 수립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형성된 요금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대행업체가 늘어나면서, 라이더들은 더욱 낮은 급여로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고, 한 번에 여러 건의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운전 중 스마트폰으로 계속 배달 콜을 잡기도 한다. 산업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한 가격 경쟁은 필요하겠지만, 낮은 요금으로 인해  과속과 신호위반을 서슴치 않고 누군가와의 사고로 이어져 피해가 생긴다면 이는 결국 시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택시요금처럼 기본요금과 주행거리에 따른 부과액을 표준화해 과열 경쟁을 막는 대안이 필요하다.

다섯째, 배달 라이더의 안전과 노동환경 등을 해결하기 위한 법·제도적 개선을 마련하고 시행하기에 갈 길이 멀다. 따라서 먼저 라이더의 특성, 규모, 통행시간, 통행거리, 사고율, 법규 준수율, 주행 특성 등 여러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바탕으로 보험체계, 요금체계, 근무시간 등에 대한 개선이 가능하도록 시범준비 사업을 통해 성공모델을 마련,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여섯째, 시민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바로 배달 독촉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 중 독촉 전화를 받은 대부분의 라이더는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게 된다. 요즈음에는 업소 자체적으로 라이더에게 전화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핸즈프리 헬멧을 착용토록 하는 등 안전상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배달 대행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민들 또한 안전한 배달을 위해 조금 기다려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요즘처럼 노면이 얼거나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 운행하다 넘어지는 사고가 빈발하므로 가급적이면 배달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시키게 된다면 조금 더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두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배려하는 교통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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