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폭설 이후 도로가 엉망이 되어 극심한 교통난을 겪었는데, 주요 도로들은 그나마 제설작업 등으로 통행이 정상으로 돌아와 다행이었지만, 이면도로와 시 외곽의 교통량이 적은 곳은 여전히 눈이 방치된 채 그 위로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바람에 온통 진창으로 변해버렸다.
기상 상황으로 인한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관계 당국이 좀 더 신경을 쓰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유념해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한 가지 황당한 일이 눈에 띈다. 눈이 와 진창이 된 곳을 다니다 보면 자동차 외관이 온통 흙먼지로 뒤덮인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 모습으로 몇 날 며칠을 그대로 도로를 운행하면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과속단속카메라 앞을 제한속도를 초과한 채 운행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동차 번호판이 흙먼지를 뒤집어써 식별이 어려운 점을 알고 몰염치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우리 자동차문화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알만하다. 말하자면 적발만 되지 않으면, 교통법규는 있으나 마나라는 것이다. 하기야 평소에도 경찰의 눈을 피해 마구잡이 운행을 하다가도 경찰 앞에서는 슬슬 기어다니는 운전자가 바로 그런 사람들일 것이다.
주변에 보행자가 있건 말건 흙탕물을 튀기며 냅다 달리는 운전자, 머리에 얼어붙은 눈덩이를 그대로 방치한 채 운행하는 자동차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불편, 피해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법규 이전에 기본 상식의 문제이자, 양심의 문제라는 점에서 꼭 시정되기를 바란다.
〈독자 Kangh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