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모델 대거 출시 예정에 구매 미루는 소비자↑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연초 국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지원 공백과 향후 신모델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완성차 각 사 실적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2444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3% 감소했다.
지난달까지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4% 감소한 175대가 판매됐고, 기아의 니로 EV는 12.1% 감소한 25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르노삼성차 조에와 한국GM의 볼트 EV는 2월까지 각각 불과 48대와 43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수입 전기차 판매도 저조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348대로 작년 같은 기간(1780대)에 비해 80.4%나 감소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입 전기차의 인기를 견인했던 테슬라<사진>는 지난달 모델 Y를 국내에 출시했지만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97.6% 감소한 38대에 그쳤다.
연초 전기차 판매 부진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1∼2월에 전기차를 구매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 1월 21일 정부가 전기차 국고보조금을 확정지었지만 지자체들이 보조금을 확정 지은 것은 대부분 지난달 말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다수의 지자체들이 3월부터 보조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 1∼2월에 비해서도 전기차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존 전기차 모델들이 노후화된 데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신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지난달 공개한 현대차의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 신기록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3만5000대를 기록하며 사전계약만으로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아이오닉 5는 이달 중으로 양산 일정을 확정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기아의 EV6, 제네시스의 JW(프로젝트명) 출시가 예고되면서 기존 전기차 모델보다 새롭게 탄생할 전용 전기차 라인업으로 눈길이 쏠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다수의 브랜드가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벤츠 EQA·EQS,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BMW의 iX·iX3·i4 등 다양한 모델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고, 아이오닉 5가 국내에 출시돼 판매량에 반영되는 4∼5월 이후부터 올해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초에는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게 나타났지만 올해 다양한 신모델이 출시되며 지난해보다 판매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