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항공편 주 15회→21회로 늘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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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항공편 주 15회→21회로 늘리기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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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UAE 항공청과 운수권 주 6회 증대 합의
국내 항공업계 '유럽·중동 직항 타격' 우려에 당혹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항공 여객기.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항공 여객기.

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오가는 항공기의 운항 횟수가 주 6회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민간항공청과 항공회담을 열어 양국 간 국제선 운수권을 주 15회에서 21회로 주 6회 증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운수권은 주 단위로 항공기를 몇 차례 운항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권리로, 정부 간 합의를 통해 정한다.

한국과 UAE 간 운수권이 늘어난 것은 2009년 5월 주 8회에서 15회로 7회 늘어난 뒤 14년 만이다.

양국은 1999년 주 4회 운수권을 신설하는 데 합의한 이래 2001년 주 8회로 늘리는 등 협상을 통해 꾸준히 운수권을 늘려왔다.

국토부는 이번 운수권 확대 배경에 대해 "UAE는 지난 1월 우리 기업에 300억달러 투자를 약정하고, 해외 건설 수주 누적 금액은 2위(835억달러)인 경제교류가 활발한 중동의 핵심 협력국"이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항공운송 분야로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김영국 항공정책관은 "이번 합의는 우리 기업의 중동진출 등 '신 중동 붐' 확대와 국민들의 유럽·아프리카 등 장거리 이동의 편의성·선택권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운수권 확대 국내 항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운수권이 늘어난 데 따라 UAE는 물론 유럽 직항 노선에서 UAE 항공사들에 승객을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UAE 양대 국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은 '오일 머니'에 기반한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두바이를 경유하는 유럽행 항공권을 국내 항공사들보다 30% 가까이 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 항공사들이 공급하는 좌석도 국내 항공사보다 많다.

현재 국적사 가운데서는 대한항공만 인천발 두바이행 항공편에 A330(218석) 여객기를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517석짜리 A380을, 에티하드항공은 327석짜리 B787을 매일 띄우고 있다.

지난 8월 탑승률은 대한항공이 86% 수준인 데 반해 에미레이트항공은 96%, 에티하드항공은 95%로 더 높다.

이날 회담 결과에 항공업계는 공식 입장 표명을 꺼리면서도 향후 중동과 유럽 노선 수요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UAE의 공급증대 요구는 궁극적으로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 한국의 유럽 노선 수요를 잠식하기 위한 것이며, 이제 다른 중동 국가들도 유사한 요구를 해 올 것"이라며 "국적사들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정인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수 있는 합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적사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항공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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