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7주년 기념 사설】 전문언론 본연의 자세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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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7주년 기념 사설】 전문언론 본연의 자세를 다시 생각한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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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이 오늘로 창간 5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어려운 시기 물심양면으로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966년부터 2023년까지, 파란 많았던 우리 현대사의 교통부문에서 시민 생활은 물론 국가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해온 산업 영역의 성장과 부침을 함께 해온 시간이었기에 해마다 맞는 ‘창간의 날’에는 깊은 감회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복잡다난하고도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먼저, 수출로 이룬 경제의 여건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신냉전의 세계 정치지형은 정치·경제적 진영화로 이어지고 있고, 그런 일련의 변화 속에 우리의 대중국 무역은 크게 축소하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산업은 전동화 전환에 따라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를 폭증시켜 국내업계를 강타했고, 뒤이어 배터리 소재 시장을 놓고 각국이 치열한 각축과 경쟁, 견제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해 국지적·정치적·종교적 분쟁을 넘어 세계를 피아로 양분하려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원유 수급에 관한 불안감이 이미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적 경제질서의 혼란은 우리에게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해 이미 최악의 침체 가능성을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국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끝없는 갈등으로 국가 운영 전반이 삐거덕거립니다. 1990년대까지 앞만 보고 달린 고난의 시기를 건너오며 축적된 불안 요소가 2000년대 국민소득 성장과 사회 민주화 시대를 맞아 매우 빠른 속도로 백가쟁명처럼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무거운 사회적 이슈 뿐 아니라 지엽적 갈등조차도 모두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대부분 극단의 분쟁으로 발전해 어떤 선택으로도 치유를 대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기된 문제에의 ‘근본적 개선과 발전’의 여지는 발디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자여러분. 이렇게 공동체의 존립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우리가 매우 손쉽게 확인할 수 있듯 교통부문의 지속성장은 눈부십니다. 부단한 기술 혁신과 연구·개발,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라 할 때 함께 해온 교통 관계자 모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다만 이같은 성과가 앞서 말씀 드린 사회적 갈등이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또 지역 이기주의, 기득권 보호 등의 이유로 변질되거나 오도되는 일은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통신문은 교통부문의 건전한 발전과 미래 비전을 성원하고 지지해 마지 않으며, 그렇게 이어온 시간이 오늘 57년에 이른 것이라 자부합니다. 이는 교통부문 전반이 저희에게 던진 ‘소명’이자 ‘기대’라고 믿으며 교통신문은 앞으로도 흔들림없는 자세로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하지만 시대는 전문언론의 영역에도 크나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종이신문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전성시대를 맞아 본질적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손바닥 안에서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세상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지금, 종이신문의 소멸은 예고된 것이라 할 수 있고, 특히 영세한 대부분의 전문언론이 소멸되거나 존재 자체가 미미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통신문의 경우 두터운 독자층, 이들의 성원과 신뢰 덕분에 드물게 자신의 영역에서 변함없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만, 내외의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통신문은 오늘 창간 57주년을 맞으며 무엇보다 ‘어떻게 변화에 부응하며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에 존재의 이유를 두고 ‘사즉생’의 각오를 다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엄격한 자기관리와 부단한 혁신을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면서 본연의 책무에 충실해야 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누군가 ‘역사는 만들어진 것에 올라 앉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또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역사에서 사라진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교통신문은 우리나라 교통분야에서 유일무이한 전문언론으로서 57살 생일 아침. 다시금 ‘독자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며, ‘독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60년’, 나아가 ‘독자를 위한 100년’의 미래를 설계하고자 합니다.

변함없는 동반자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신 많은 분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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