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배달 다회용기, 간편·환경보호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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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배달 다회용기, 간편·환경보호 일석이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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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확대...2026년까지 모든 구 '제로식당'
그릇은 '잇그린'이 회수해 소비자 편리…폐기물 감소

"한 번 다회용기를 이용해 본 손님은 계속 다회용기로 주문하시더라고요. '다회용기가 없으면 주문 취소해주세요'라는 요청 사항이 달릴 때도 있어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마라탕 음식점에서 만난 오길석(53) 사장은 주방 선반에 쌓인 스테인리스 밀폐용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마라탕과 마라샹궈, 꿔바로우 등 중국 음식 전문점인 오씨의 식당에선 음식을 배달·포장할 때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 2022년 12월 서울시의 배달용 다회용기 사업인 '제로식당'에 동참하면서다.
배달의 경우 주문 음식이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겨 배달된다. 손님은 마라탕을 먹은 뒤 집 밖 현관문 앞에 다회용기를 놔두고 QR코드로 '용기 반납'만 신청하면 끝난다.
나머지는 업체가 맡아 처리해 고객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다. 남은 그릇은 다회용기 공급·회수·세척 서비스 '리턴잇'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잇그린이 수거한다.
이용에 따른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도 없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 입장에선 부담이 없다.
반납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불림→고온세척→헹굼→건조→살균소독→검사 7단계의 위생적인 세척 과정을 거쳐 식당으로 다시 공급된다.
시는 무작위로 다회용기의 유기물 오염도(ATP)를 검사하고 민간보다 4배나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위생관리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서울시는 음식 배달·포장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배달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제로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시는 2021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와 함께 강남구에서 음식 배달 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시범사업을 펼쳤다.

 

2022년 4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등 4개 배달앱 업체와 '제로 웨이스트 서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배달앱 내 다회용기 주문 기능을 도입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강남·서초·관악·광진 서대문구 등 5개 자치구에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6월에는 동작·송파·성동·마포·용산구가 합류해 10개 자치구로 확장됐다.
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음식 배달·포장 서비스 거래액은 26조6593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5조2627억원)보다 약 5배로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2022년)에 따르면 배달 음식 이용자는 1인당 연간 약 10.8㎏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이는 국민 1인당 사용량(88㎏)의 12% 수준이다. 배달 음식 소비에서 나오는 일회용기만 줄여도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배달앱과 연동해 다회용기의 대여부터 회수·세척, 재공급까지 사업 체계를 구축해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는 배달앱으로 음식 주문을 하면서 번거로운 절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사업자 입장에선 일회용기와 비슷한 가격에 다회용기를 사용해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용기 사업자는 다회용기 공급, 세척과 회수 체계를 통해 안정된 사업망을 구축할 수 있다.
서울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가게가 참여하고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을지 '인센티브' 마련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다회용기 우수가게' 정책이다. 다회용기 사용 가게 중에서 모범업소를 선정해 인증 현판을 증정하고 시상하는 제도다. 업체에는 마케팅 효과와 함께 '친환경 활동에 참여한다'는 효능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시는 2026년까지 25개 모든 자치구에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내 배달음식점의 약 15%인 5천개 식당에서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게 목표다. 또 대형 프랜차이즈와 협약 체결 등 협업을 통해 다회용기 배달·포장 메뉴를 다각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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