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캠페인] 습관적 차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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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캠페인] 습관적 차로 변경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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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규칙이나 약속 없이 한꺼번에 도로를 내달리면 어떻게 될까. 텅 빈 도로라 해도 불과 몇십m를 못 가서 자동차들끼리 부딪치거나 이리저리 엉겨 운행이 불가능하게 될 게 뻔하다.

자동차가 자신의 운행 경로를 따라 일정한 패턴으로 운행하면 일단 극단적인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는 운행이 아니라 뭔가의 기준에 따라 운행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이란 다름아닌 도로 표면에 그어져 있는 차선이다.

차선이 없으면 곧 질서는 사라지게 돼 있다. 자동차란 아무리 운전자가 곧바로 직진을 하려 해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운전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주행경로를 이탈해 주변의 다른 자동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만약 한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게 돼 있는 도로라면 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통행이란 직진을 포함해 좌우 방향으로도 진행하게 돼 있고, 또 자주 교차로를 만나게 돼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의 가능성이 늘 존재하는 것이다.

 

빗나간 자신감…대표적인 ‘도로 위 무질서’

 

지그재그운전은 곧 ‘임의로 차선 바꾸기’

속도 높을수록 교통사고 위험·피해 커져

‘수입보다 안전 최우선’ 인식 가장 중요

 

진행방향이 단순히 좌로 굽거나 우로 굽은 도로에서라면 운전자가 조심할 경우 접촉사고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교차로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구든 자신의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면 교차로에서는 방향이 다른 자동차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신호등이 필요한 것이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자동차의 행렬을 효과적으로 멈춰서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일을 신호등이 맡고 있다면, 자동차들이 진행해야 하는 주행경로는 차선이 담당한다. 이 두 요소 없이는 대도시의 엄청난 교통량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

교통신호와 차선에 관한 사회적 합의(약속)인 도로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으면 교통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

운전자는 최초 면허 취득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차선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학습하고, 현실에서도 이 점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

실제 운행에서 차선을 지키지 않고 자동차를 두 개의 차로에 걸친 채 운전을 하고 있다면 얼마 나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자동차로부터 경음기 소리를 듣게 돼 있다. '차선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자동차 한 대가 두 개 차선을 밟은 채로 계속 운행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런 자동차 가운데는 운전기술이 남다르다는 개인택시도 많다고 한다. 그것도 노골적으로 양쪽 차로에 차체 반반씩을 걸쳐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에 차체 대부분을 유지하며 달리면서도 다른 한쪽 차로에 한쪽 바퀴를 걸쳐 놓고 달리는 형태다. 이는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차선 침범이 아니라, 그런 장면을 분명히 의식히면서 하는 행동이다. 이 경우 옆차로를 따라 뒤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들은 이 차를 추월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식으로 운행하는 택시는 주로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진로를 정확히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좀더 달려나가면서 도로 상황을 보고 진행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도가 거기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운전행위는 불법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이기적인 행위로, 사고 위험마저 초래하는 부적절한 행위다. 주위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의 통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에 많은 운전자들은 이같은 행위를 적극적으로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차선 위반으로 적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차선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자동차들의 통행을 방해하게 되므로 운행 중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주행중인 자동차의 속도가 느릴 때는 그저 다른 차의 통행을 불편하게 하는 정도이지만, 속도가 빨라지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누구나 자신이 달리는 차로를 유지하면서 차선을 침범해 오는 자동차와의 트러블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에서 달리는 자동차들 사이로 문제없이 지나칠 수 있다.

차로를 바꾸고자 할 때는 다른 자동차들에게 내 차의 진행방향을 미리 알릴 목적으로 신호등을 점등시킨다. 다른 운전자는 이 신호를 보고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로를 바꿔 트러블을 피하게 된다.

그런데 자동차들 가운데 차로를 자주 옮기며 방향지시등 점등을 생략한 채 차선을 넘나드는 자동차가 적지 않다. 도시에서는 주로 택시나 버스 등 사업용 자동차가 자주 눈에 띈다고 한다.

자주 차로를 변경하며 달리는 차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옆 차로를 운행하는 다른 차들과 접촉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사업용 자동차의 이같은 잦은 차로 변경, 즉 지그재그 운전은 대부분 운행 시간에 쫓길 때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습관화되면 일상적으로 도로 빈곳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간다고도 한다. 이런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특히 택시의 경우 체증 등으로 운행이 지연되면 승객의 요구를 따라 신속하게 목적지까지 가지 못할 수 있다. 또 자주 늦어지면 유상운송 시간이 줄어들어 수입에도 차질이 생긴다. 대략 그와 같은 이유로 택시가 자주 차로를 바꿔가며 지그재그 운전을 한다고 한다.

그밖의 이유도 있다. 도로에 자동차 통행이 많아 밀리고 막힐 때 언제 그곳을 통과할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서 길이 보이면 언제든 지그재그 운전을 하기도 한다. 눈앞에 도로의 빈곳이 발견되면 가능한 빨리 그곳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미처 신호를 넣지 않은 채로 차선을 변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행위가 위험한 이유는 속도다. 속도를 내 차로를 함부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 주변에서 달리는 다른 차들은 대부분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 경우 만약의 사고에서 발생하는 피해의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그재그 운전은 부당한 끼어들기를 포함하게 되는데, 이 때 끼어들기 때문에 급정지하거나 속도를 현저히 낮춰야 하는 자동차가 이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을 느끼는 것은 물론 그 차 뒤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의 추돌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 후미 추돌사고의 절반 가량이 이처럼 급히 속도를 낮춘 자동차의 뒤에서 오는 자동차가 추돌하며 일으키는 사고라 할 때 무모한 지그재그 운전은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도심에서의 택시 교통사고 중 택시가 차선을 이리저리 오갈 때 주변을 달리는 자동차의 측면을 스치거나 앞차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나 개인택시의 경우 자신의 운전능력이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에 비해 우월하다는 자부심, 자신감이 은연중에 몸에 배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운전자들이 보기에 다소 무리하게 지그재그 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여도 개인택시 운전자 자신은 그와 같은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운전을 감행해 얻게 될 이득과, 이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교통사고로 인한 불이익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무모한 지그재그 운전은 운전자 자신과 다른 운전자 모두에게 피해를 끼칠 확률이 높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안전운전만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도시 교통에 차선만큼 중요한 구획은 없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지키지 않은 만큼의 불이익이 자신은 물론이고 모든 운전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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