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방심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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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방심운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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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은 긴장의 연속이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자동차는 운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달리게 되므로 어디서, 어떤 형태의 교통사고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긴장이란, 어떤 신체 동작을 위해 준비하는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마음 자세다. 흔히 긴장을 많이 하면 온몸이 힘들어진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인체는 긴장 상태를 늘 유지할 수는 없다. 신체의 경직성 때문에 피로가 오게 마련이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신체 일부가 이상 작동 상태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즉, 운전자가 전방주시를 철저히 한다며 시선을 고정해 계속 집중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피로가 찾아오게 되고 마침내 전방주시 기능에 차질이 초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 중에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나, 주행환경에 따라 긴장을 늦추기도 하는데, 이는 인체 각부가 자연스럽게 작동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때도 긴장이 완전히 해제되는 것은 아니며, 언제든 주행환경이 바뀌어 신속히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곧바로 높은 긴장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문제는 운전자가 의도적이지 않게 긴장상태를 내려놓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운전자의 방심에 의해 초래된다.

방심은 문자 그대로 마음을 풀어놓는 일이다. 즉 운전자가 운전상황에서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전방주시 등을 위해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상태다.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운전자가 무엇보다 경계해야 하는 문제다.

 

운전 중 끊임없이 긴장감 되살려야

 

방심하면 신체기능 정상 작동 못할 수도

‘아무 생각 없이’·무신경도 방심의 일종

운전 중 ‘지금 무엇이 중요한가’ 확인을

 

◇빙판길 등 운행 시 : 지금처럼 혹한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자주 도로가 결빙되거나 폭설로 뒤덮일 수 있다. 그런 도로 환경에서는 감속과 주의운전은 필수적이고, 특히 미끄러짐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급정차나 급감속, 급가속을 삼가야 한다. 그러나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별 생각없이 평소의 운행행태를 이어가거나, 운행 중인 도로에서 결빙 등의 이상현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 긴장을 풀고 정상 운행을 한다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이 경우 ‘별 생각없이’ 또는 ‘도로에서 별다른 이상현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 긴장을 푸는 것’은 방심이라 할만하다.

혹한기 도로는 기후변화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사정이 달라질 수 있기에 운행 전 과정에서의 긴장감은 필연적이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교통안전 포인트이므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 자체가 곧 방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혹한기에 도로 사정이 악화돼도 ‘그저 그런 날’ 정도로 인식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운행 환경 변화에 둔감한 무신경도 일종의 방심이다. 운행 구간에 눈이 오거나 빙판길이 군데군데 조성돼 있으면 속도를 낮춰 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때문에 전체 운행시간 역시 당연히 지연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혹한기에 기후조건이 나쁠 때일수록 운행시간을 늘려 잡아야 하며, 운전자는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늦어지면서 늦게나마 ‘악화된 도로 사정 때문에 운행시간이 지연됐음’을 인지하고 노선의 남은 구간에서 지연된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혹한기의 도로는 무리한 운행이 가능할만큼 만만하지가 않아 사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보행자 사고 : 대도시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버스의 보행자 사고 역시 방심운전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 운행이면 보행자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지만,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 중이므로 버스가 거기까지 도착하기 전 보행자는 횡단을 완료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속도를 현저히 낮추지 않아 발생하는 보행자 사고가 바로 그렇다. 그러나 보행자가 정상적으로 보행하는 상황이라면 사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보행자가 고령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라면 전혀 다른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운전자의 판단과는 다르게 도로를 미처 횡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전방의 물체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자리에 바로 멈춰서지 않는다. 자동차의 중량과 관성력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도 자동차가 전방으로 나아가는, 실제 멈출 때까지의 거리, 즉 공주거리가 그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웬만한 운전자들은 실제 운전에서 매우 흔히 경험한 일이기에 공주거리의 개념을 몰라 후방 추돌사고를 일으켰다고 말하는 운전자는 없다.

그렇지만 전방에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는,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사고는 일어난다. 이 경우도 방심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방심은 보행자에 대한 자의적 판단과 함께 자동차 무게나 운행속도에 관한 구체적인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주의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 유사 사고에 대한 경험과 우수한 운전기술을 갖고 있는 운전자도 보행자 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 그것은 거의 운전 기본기를 지키지 않았을 때다. 여기서 운전 기본기란 전방주시를 철저히 한다거나, 차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하지 않는 등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일인데, 이것을 소홀히 하거나 지키는둥 마는둥 한다면 사고는 피하기 어려워진다.

그런 점은 매우 초보적인 안전운전 요령이므로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문제는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때다. 알면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의도적이거나 아예 의도하지 않는 경우다. 그런데 운전자라면 사고가 날 것을 알면서 지키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의도하지 않은 상황으로 봐야 하는데, 그것은 방심 이외의 다른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방심운전이란 : 아무리 경험이 많고 운전능력이 우수한 운전자라 해도 운전 중 다른 복잡한 생각을 이어간다면 자신의 경험과 기술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전방을 주시하고는 있으나 보지 않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운전을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멀쩡한 운전자가 왜 저런 사고를 일으켰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사고가 있다. 사고 후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사고 운전자 상당수가 그런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도 ‘방심’은 입증이 되고 있다.

버스 운전자의 방심은 여러 형태의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도시지역에서의 방심에 의한 접촉사고는 과속보다 월등히 발생 빈도가 높다.

한가한 도로에서의 중앙선 침범 사고, 정류장 인근에서의 소형차량 접촉사고, 자주 운행하는 도로에서의 신호위반 사고, 한여름 피로하기 쉬운 운행에서의 졸음운전 사고 등도 방심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방심은 운전 중 ‘반드시 취해야 할 운전자의 주의력’을 놓쳐버리게 하는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빌미가 돼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예방 : 방심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요령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별히 ‘이렇게 해야 방심운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운전 중 방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긴장감을 되살리는 것, 운전자 스스로 ‘지금 챙겨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운전 중 수시로 확인하고, 이에 따르도록 지속반복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한다.

추가한다면, 방심은 주로 운행 환경이 좋을 때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그런 때일수록 거듭 적당한 긴장감을 높여 상황에 맞는 운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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