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버스 1년…경기도 11개 시에서 성공적 운행
상태바
똑버스 1년…경기도 11개 시에서 성공적 운행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4.0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어촌 등 취약지서 169만명 실어 날라
고양 똑버스

올해 315억원 예산 투입해 20개 시군으로 확대

호출 4분만에 도착…노인 이용편의성 높일 계획

탑승객에 무작위 닉네임 붙여 친근감 있게 안내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에서 경기교통공사의 통합교통 애플리케이션(앱) '똑타'를 통해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인 '똑버스'를 호출했다.

목적지는 양주시 삼숭동의 자이아파트 단지 앞.

두 곳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2번 이상 갈아타야 하고 수십 분을 걸어야 한다.

똑버스를 부르자 인공지능(AI)이 만든 '나만을 위한 노선'이 생성됐다.

똑버스 도착 예정시간은 4분으로 표시됐고 정확하게 4분 뒤 11인승 쏠라티가 출발지에 도착했다.

'똑버스'는 대중교통 노선이 부족한 지역에서 시민의 발이 돼 주는 경기도형 수요응답형 버스(DRT)다.

2021년 12월 파주 운정·교하지역 18.7㎢를 대상으로 1년간 시범사업을 한 뒤 지난해 3월 본격 도입돼 현재 11개 시로 확대되는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똑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신개념 교통수단 : 똑버스는 아파트 입주 뒤 버스 노선이 땜질식으로 만들어지는 신도시와 인구 감소에 따른 운송 적자로 운행을 꺼리는 농·어촌 지역의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기존 버스와 달리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승객이 전용 스마트앱으로 출발지와 도착지를 예약하면 직접 찾아간다.

운행 범위 안에서 이용자의 실시간 호출에 따라 승차지점과 경로를 유동적으로 변경하는 합승 기반 서비스다.

승객은 안내받은 시간에 맞춰 승차지점으로 이동해 버스를 타면 된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같고 수도권 통합환승할인도 적용된다.

경기도와 경기교통공사는 지난해 2월 똑버스의 확대 도입에 앞서 검색과 결제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통합교통 애플리케이션(앱) '똑타'를 출시했다.

똑타는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기교통공사는 똑버스 운영으로 지난해 11월 적극 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통합교통플랫폼 똑타도 같은 달 디지틀조선일보가 주최한 '앱 어워드 코리아 2023'에서 공공 서비스 분야 대상을 받았다.

 

◇안산 대부도서 시작 : 똑버스는 지난해 3월 안산 대부도 운행을 시작으로 계속 운행 지역을 넓혀 현재는 11개 시에 136대가 운행 중이다.

운행하는 시는 파주 운정·교하, 파주 탄현, 안산 대부도, 평택 고덕, 수원 광교, 고양 식사·고봉, 화성 동탄·향남, 김포 고촌·풍무, 양주 옥정, 하남 위례·감일, 안성 동부와 서부, 이천 관고동 등이다.

운행 지역은 신도시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농어촌 지역으로 버스 노선이 부족한 곳이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지난해 7월 1∼10일 10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만족도는 86점이었다. 주변에 추천 의향을 보인 응답자도 94.5%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이용객은 168만8천명에 달한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교통공사는 올해 315억원(경기도 127억원, 시군 188억원)의 예산을 세워 사업량을 늘릴 방침이다.

연말까지 20개 시군 261대(운행 중 136대, 신규 125대)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유선콜·키오스크 등으로 보완 : 똑버스는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한 젊은이들에게는 이용이 편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노인은 똑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스마트폰 사용이 서툴러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농어촌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경기도는 올해 '전화로 부를 수 있는' 유선콜 배차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안산 대부도에 시범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올해는 똑버스 운행 전 지역에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호출할 수 있도록 마을회관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현장에서 호출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똑버스의 운행 범위도 시군내 일정 권역을 넘어 확대할 계획이다.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올해에는 노인들의 접근 어려움 등 불편 사항을 개선 보완해 똑버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는 서울까지도 오갈 수 있는 광역똑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만족도 높아 : 똑버스가 호출지점에 도착해 자동문이 열리고 일반 버스처럼 교통카드를 태깅하면 버스 내 설치된 모니터에서 자동 생성된 화면에서 방금 승차한 승객을 닉네임으로 부르며 지정 좌석에 앉으라고 안내한다.

버스 기사는 승객의 탑승을 확인한 뒤 운행을 시작한다.

원동희 경기교통공사 모빌리티사업팀 주임은 "정해진 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명확한 승하차를 위해 승객들의 닉네임을 부르는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 요금과 동일한 1450원으로 교통카드 사용 시 환승할인도 적용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앱을 살펴보면, AI가 교통상황을 반영해 만들어낸 노선과 현재 위치, 도착예정시간, 남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대와 목적지가 비슷한 승객이 똑버스를 예약하면 AI가 새로운 경로를 설정하고 경유지에서 이 승객을 태운다. 다른 승객이 없다면 택시와 다를 바 없이 목적지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승차감은 일반 시내버스보다 좋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40분 넘게 걸릴 시간이 18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경기교통공사가 운영하는 똑버스는 양주시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 10대가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옥정신도시와 삼숭동, 덕계역 일원 등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양주시는 운행 초반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똑버스 운행 11개 시 중 호출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들은 주로 가족과 지인의 입을 통해 똑버스를 알게 됐으며, 지나가는 똑버스를 보고 호기심에 찾아봤다는 시민도 있다.

옥정신도시 초기 입주자인 20대 대학생은 "동네 친구로부터 듣고 3개월째 똑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입주 초반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서 통학하기 힘들었는데 똑버스가 운행한 뒤 신도시의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구도시인 삼숭동에서 18년간 거주하고 있는 김백철(50)씨는 "옥정신도시가 생겼지만 대중교통이 없어 자차가 아니면 가기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똑버스가 있기 때문에 저녁 약속을 옥정동에서 잡고 언제든 편하게 이용한다"고 만족해했다.

버스에서 만난 시민들은 똑버스가 기존 버스나 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앱을 통해 카드를 등록하고 버스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여러 대의 똑버스 승객은 주로 10대 청소년과 20~30대 청년이 대부분이었고 노인은 볼 수 없다.

똑버스 운전기사인 나모 씨는 "주로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도 타긴 하지만 주된 이용객은 젊은 사람들"이라며 "어르신들은 똑버스를 호출한 뒤 탑승 위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똑버스 수요가 많아지면서 보완해야 할 과제도 생기고 있다. 승객에게는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버스 운전 기사에게는 실시간 노선 변경에 따른 피로가 생기고 있다.

다른 똑버스 운전기사는 "신도시이기에 호출이 너무 많고 열 대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고 운전하기도 어렵다"며 "증차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교통공사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 지금의 똑버스로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차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노인들에 대해선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