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캠페인] 지능적 신호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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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캠페인] 지능적 신호위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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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운전의 달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개인택시의 운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연’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뛰어난 운전실력을 갖춘 이가 많다. 운전실력이 좋다는 것은 법규를 준수하며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하는 일이다. 그런데 운전실력이 좋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자신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점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개인택시가 주변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눈에 명확히 보이는 신호위반은 피하지만 신호위반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운전, 이쪽 차로로 넘어올 듯 하다가 말고 또 저쪽 차로로 옮겨갈 듯 하다가 말고 이쪽저쪽 차선을 밟아가며 차가 잘 빠지는 곳으로 향하는 운전 등은 도로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개인택시의 모습 중 하나다. 이는 빼어난 운전능력과 교통법규에 통달한 사람이 아니면 흉내내기 어려운 일이지만, 주변에서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들에게는 불편이나 불쾌감, 사고 위험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다.

 

‘나는 베테랑’ 그릇된 자만심, 사고 원인으로

 

예측 출발과 신호 꼬리물기가 대표사례

습관인 줄 모르고 운전 실력인 줄 알아

신호 바뀌고 2초후 출발만 지켜도 안전

 

대표적인 사례로 교통신호에 관한 개인택시의 운전 자세다.

교통신호는 도로 위에서의 자동차 운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통관제이자 질서, 교통사고 예방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신호를 지키지 않으면 도로 위의 모든 것이 일시에 엉망이 된다.

교통사고는 대부분 그런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발생한다. 물론 ‘나는 약속을 지켰지만 다른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일어났다’는 사고도 있다. 다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기에 사고가 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런데 주변 운전자 대부분이 거의 예상하지 못하는 신호위반의 경우 일단 운전자의 착각이나 자신만의 판단에 따른 무모한 결정에 의해 이뤄진다. 운전자는 그렇게 하더라도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실제 사고 위험은 다른 어느 경우보다 높다.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의 예방은 운전자의 준법정신과 안전의식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 많은 개인택시가 신호를 준수하더라도, 소수의 개인택시가 위반을 하면 전체 개인택시가 욕을 먹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다른 식의 신호위반도 자주 발견된다.

가장 많은 사례로, 황색신호일 때 우선멈춤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는 운전행위다. 이는 일반 운전자들에게서도 자주 발견되는 현상인데, 운전자는 “그렇다고 황색신호 때 그 자리에서 멈춰선다면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황색신호 다음에 오는 신호에 따라 다른 자동차들 또한 자연스럽게 자동차들의 흐름을 이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황색신호를 상습적으로 또 지능적으로 빨리 가기 위해 눈치껏 무시하며 달림으로써 문제를 야기한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지 않으면, 또는 좌우회전 차가 없다고 판단되면 신호를 무시해버리는 식이다.

교통법규에서는 황색신호는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나, 적지않은 운전자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황색신호는 일종의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 황색신호가 없이 초록신호에서 곧바로 적색신호로, 또 적색신호에서 곧바로 녹색신호로 바뀌는 교통체계가 운영된다면 혼란과 함께 사고 위험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경험을 통해 확인된 사항이다.

노골적인 일단정지 위반은 아니지만, 신호가 바뀌는 시간 간격을 잘 알고 ‘황색신호가 시작된 이후 수초, 끝나기 전 수초’를 황색 신호와 상관없이 진행하는 사례가 개인택시에 더러 눈에 띈다. 워낙 눈치껏 운전을 하기에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신호위반 차를 만나면 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또다른 신호위반의 전형은 예측출발이다.

예를 들어, 적색 신호등에서 녹색 신호등으로 바뀔 무렵, 구체적으로는 바뀌기 직전 자동차를 출발시켜 신호등을 지날 무렵이면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통행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역시 신호위반이다. 그런데 적색 신호에서는 좌우측에서 합류하는 도로에서의 신호는 좌회전 또는 직진이므로 자칫 녹색신호로 바뀔 것을 예상한 출발은 이들 직진차량이나 좌회전 차량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또 황색신호 때 우선멈춤을 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 자동차와의 트러블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때 직진차량 또는 좌우회전 차량이 없다면 아무 일 없는 듯 소통이 이뤄지게 된다.

예측출발 못지않게 위험한 것은 신호주기가 다 끝날 무렵인 줄 알면서도 신호 끝자락을 따라, 또는 황색신호로 바뀐 이후에도 교차로 등으로 진입하는 유형의 운전이다. 이 경우 신호를 예상하고 미리 출발하는 자동차와 만나면 그야말로 심각한 교통사고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운전경험이 풍부한 개인택시에게 신호를 위반하는 일이 흔하다는 지적은 꼭 맞는 말이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거의 하지 않는 예측적인 신호위반은 개인택시 교통사고와 직결된다는 점에 반드시 근절해야 할 행위다.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일수록 신호위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봐야 하며, 그렇다면 개인택시에 의한 신호위반 역시 보통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다.

자주 신호위반을 하는 개인택시 대부분은 자신의 신호위반 행위에 대해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운전능력에 관한 그릇된 자부심, 교통법규를 꿰뚫고 있다는 자만심, 지리정보 및 신호주기를 많이 알고 있다는 데서 오는 어긋난 우월감 등이 작용한 까닭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택시 스스로 신호를 철저히 지킨다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실천적으로는 신호대기로 멈춰선 경우 신호가 바뀌고 난 다음 2초의 여유를 갖고 출발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또 신호주기가 끝날 무렵 신호 마지막을 따라 속력을 높여 달려나가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호주기가 바뀌어 황색으로 변하는 시점에는 반드시 정차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이 두가지 요령을 철저히 지킨다면 적어도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 만큼은 비켜갈 수 있다.

신호위반은 특정 행위이지만, 그 배경에는 서두름이라는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서두르기 때문에 신호보다 먼저 달려 나가려 하고, 서두르기 때문에 신호가 끝날 무렵에도 달려 나가려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운전석에서 서두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킨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 신호위반을 하지 않는 기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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