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관광을 결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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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관광을 결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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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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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 한해도 다갔다고 느낄만한 때다. 연말이 되면 늘 그렇듯 전형화된 말이 '참 다사다난 했다'라는 말이다. 지겹게 반복적이지만 그 말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으니 자꾸 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올해 우리나라의 관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가장 반가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외래 관광객이 1200만명을 돌파한 일이다. 관광통계에 의하면 12월말에 가면 개략 1220만 여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일본도 엔화 약세와 비자완화정책으로 연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와 간격이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가 본격화되면 일본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2020년 외래 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누가 먼저 달성할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우리보다 훨씬 관광경쟁력 있는 자원과 인프라를 가지고 1000만명 목표 달성을 우리나라에 역전당한 일본이 이번만큼은 더 적극적인 정책을 구사할 개연성도 매우 크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아베노믹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본에 사상 처음으로 카지노를 공식적으로 허가하고 이를 연계하여 대규모 국가전략특구를 건설하는 일들이 그런 사례로 보여 진다.

어쨌든 우리가 외래 관광객 1200만명시대를 열어가는 비결로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지만 한국 컨벤션 시장이 UIA기준으로 국제회의 개최 건수 5위 국가에 오른 점과 크루즈 관광객이 전년대비 238% 증가한 일들을 우리가 단순히 물량위주의 저가패키지 관광만으로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크게 치하할만하다.
또 하나 올해를 결산하며 좋았던 일로 기억되는 것이 부분적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기간 중에도 수차례 추진했었다가 매번 좌절했던 대체휴일제를 과감하게 도입한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경제는 지나친 무역의존성을 극복하고 내수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관광을 진흥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들의 국내관광총량은 과거 몇 년간 계속해서 감소해 왔고, 참여하지 못하는 압도적인 이유가 시간이 없어서 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라는 것이다. 더구나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 제조업의 고용유발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인 관광 산업 진흥을 위해 대체휴일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양극화와 생존경쟁에 내몰린 국민들에게 여유를 주고, 충전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되었던 일이 마침내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전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내년에는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관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쾌거로 꼽을 수 있다.

국민의 해외여행이 견조하게 늘고 있는 것도 관광업계에는 호재임에 분명하다. 대략 금년 말까지 1488만여명이 출국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8.3% 정도 증가한 결과이다. 더구나 최근 2년간의 증가율을 적용해보면 내년엔 1600만명을 쉽게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웃바운드 관련 업계의 경우 당분간 상황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좋지만 단기적으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저가관광 극복이라는 취지에서 시행된 부실 중국전담여행사의 퇴출 시스템 도입이다. 그간 한번 지정되면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재지정 되었던 방식에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기득권 없이 심사를 받는 갱신제가 도입된 일이다. 이와 함께 확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업의 폐지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간 마이너스 피, 제로 피 등 저질 저가여행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는 점에서 전격적으로 퇴출이 결정된 것이다. 외화획득이라는 공에도 불구하고 기준과 원칙 없는 커미션으로 거래를 이끌어 시장을 어지럽히고 여기에서 발생한 비용을 관광객에 대한 불량 또는 바가지요금으로 안일하게 전가하면서 관광객과 당국의 신뢰를 잃은 결과로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또 하나 한동안 우리 시장을 패닉으로 몰았던 이슈가 중국의 여유법 개정이다. 현재까지 관광객이 줄고 있고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되겠지만 지속가능한 관광발전을 위해 이를 계기로 우리 관광시스템을 정상화시키고 업그레이드한다는 생각으로 정책과 사업을 발전시킨다면 길게 볼 때 훨씬 좋은 결과를 갖고 올 것이라 기대되는 일이다.
가장 아쉬운 일로는 전통적으로 우리 인바운드 1위 시장인 일본시장의 급속한 감소를 보는 일이다. 예측에 따르면 올 한해 일본인 관광객은 총 274만 여명으로 전년대비 22.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대통령의 한마디로 1조원이 날아갔다는 자극적인 이야기까지 시중에 떠돌고 있으나, 엔저의 영향이 가장 결정적이고 일본의 우경화에서 비롯된 혐한류가 기세를 얻으면서 열도 내 한류가 주춤한 결과이다. 더구나 일본인의 해외출국이 전반적으로 주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크게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반등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금년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올해의 한국관광을 한마디로 평가해 달라면 '이만하면 선방했다'라고 하겠다. 더구나 7월의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나 11월의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의 관광에 대한 큰 기대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희망으로 다가온다. 또 내년 초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소식까지 있는 마당이다.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줄 때 2014년 한국관광이 크게 성장해야 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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