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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운전면허시험문제, 구린내가 솔솔
icon 정강
icon 2010-08-06 00:00:00  |   icon 조회: 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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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새로운 운전면혀시험문제를 자세히 뜯어보니, 부패의 흔적이



오는 2010년8월25일 이후에 운전면허학과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은 관계당국이 새롭게 마련하여 출제하는 시험문제에 의하여 도로교통법규에 대한 지식수준과 이해력을 검증받게 된다.



그런데,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만회할 생각으로 마련했다는 시험문제를 살펴본 필자의 소감은, 재해방지를 위한 교육목적의 시험문제라기보다는 응시수수료 수입 극대화를 목적으로 제작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게 될까봐 심히 우려되는 수준이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했던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행정가와 전문가의 심사숙고 끝에 생산되었다고는 하지만 문제점을 크게 개선하지 못한 금번의 시험문제는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참여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한 와중에도 눈에 띄게 바뀐 점이 있다면, 그림 및 일러스트형 문제의 비중을 높이고 부정형(다음 중 정답이 아닌 것은?)을 긍정형으로 바꾼 점을 꼽을 수 있다고 하겠지만, 종전의 시험문제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든 지문에 한 두 개의 지문을 추가하고 2개의 정답을 선택하게 한 점과 동영상문제를 새롭게 추가한 점은 그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2010.8.25.이후 시행되는 학과시험에 출제되는 동영상문제의 그림]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심혈을 기우리고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 제작한 동영상문제는 그야말로 출제자와 검토자의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바로 그것에 해당한다.



조잡하고 협소한 나머지 운전을 시작한지가 30년이 가까운 필자의 눈에는 모두가 위험한 상황으로만 보이는 20초~40초간의 동영상화면을 보여주고 그 중 가장 위험해 보이는 3가지 장면을 정답으로 선택하라고 하는데, 보는 이의 성향과 시각차에 따라서 자동차의 형태에 따라서 큰 차이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협소한 화면속의 위험한 상황이란 보는 이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선택ㆍ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누가 어떠한 상황을 선택하든 그 선택을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출제자의 주관적인 시각에 따라서 가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시하고 “다음의 영상 중 가장 위험한 상황 3가지는?”라는 식의 질문은 “출판사에게 팔아 넘겨 준 정답”을 구입해서 외우고 응시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 필요하다면, 그 질문의 방식은 “다음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통행 방법은?”식의 질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해당 동영상문제가 불법연습운전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면허학과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단 한 차례도 운전대를 잡아 본 경험이 없어 감각에 의존해야만 하는 차량의 폭과 장애물의 간격, 차의 속도 등을 측정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당해 동영상문제의 정답을 가려내려면 도로에서 운전을 경험해 보아야 하는데, 그것도 상당기간 상당거리를 운행해 본 경험이 있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선별능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들 출제자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여 제작한 동영상문제는 예비면허제 또는 잠정면허제를 시행하는 국가의 HPT(Hazard Perception Test) 또는 DQT(Driver Qualification Test)에 출제되는 유형의 문제로써 운전면허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라는 건 알았지만 어느 단계에서 어떠한 응시자를 대상으로 출제되는 문제인지는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모방했기 때문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 사유가 무엇이든 간에 깊어지는 의심을 감추기 어렵다.



예비면허(잠정면허)란, 학과시험(Driver Knowledge Test)과 기능시험(The Driving Test)에 합격한 사람에게 발급되는 면허로써 일반도로에서 단독운전이 허용되는 면허인데, 운전이 가능한 음주섭취량, 운행 가능한 최고시속, 위반 시 벌점기준 등에서 본 면허(Full Licence) 소지자의 경우와 차이가 큰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적용받게 되고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간의 예비면허기간을 보내고 난 다음에 본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 응시하는 시험이 HPT(위험지각능력측정시험) 또는 DQT(운전능력측정시험)이다.



[호주의 HPT 또는 DQT에 출제되는 동영상문제의 그림]



[사례: 호주의 운전면허 취득절차] 학과(이론)시험 합격 → 연습면허 발급 → 도로주행능력시험 합격 → [P1] RED 예비면허 발급 → 위험지각능력측정시험 합격 → [P2] GRREN 예비면허발급 → 운전능력측정시험 합격 → 본 면허 발급



참고로, 우리나라의 학과시험에 해당하는 이론시험과 도로주행능력시험 뿐 아니라, 1단계 예비면허기간 2년이 경과된 운전자와 2단계 예비면허기간 1년이 경과된 운전자들이 다음단계의 면허와 본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HPT 또는 DQT에 응시하는 운전자들을 위해서 호주의 주정부는 약250쪽에 달하는 각각의 교재를 도서형태 출판물과 인터넷을 통해서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금번에 새롭게 추가된 동영상문제는 우리나라 면허체계상의 학과시험응시자를 상대로 출제해서도 안 되고 출제할 수도 없는 문제이므로 즉각 폐기처분하고, 그 능력이 심히 의심되는 출제문제 관리책임자에게 결코 적지 않은 예산을 헛되이 낭비한 책임을 물어 그 직에서 해임해야 마땅할 것이다.



나아가서, 위의 동영상문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은 적절한 수준이었는지도 면밀하게 점검해 보아야 하고, 모를 수도 몰라서도 아니 될 사항을 모르는 척 외면하고 넘겨 준 것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한 최종검토자의 행동에 대해서도 깊이 따져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10. 8. 7. 녹색교통정책연구소 정 강



== 그림자료 등, 자세히 보기:http://blog.daum.net/tester11/13737288
2010-08-06 00:00:00
12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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