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죽어 나가는 택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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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죽어 나가는 택배기사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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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문전배송 ‘과부하’ 예견된 ‘과로사’
정부 ‘택배기사 보호조치’ 권고 무색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문전배송에 투입되는 택배기사가 또 다시 숨지는 사고가 재발했다.

코로나19 감염확산 대책관련 물리적 대면 접촉을 자제하라는 정부 권고사항이 유지되면서 늘어난 택배 주문량에 현장 작업자들이 주저앉은 것이다.

이달 들어 ​광주에서는 택배기사가 돌연사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에 따르면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4일 택배기사 A씨가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노조는 A씨의 월평균 배송물량은 7000~8000개였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배송물량이 폭증함에 따라 최근 3개월간 월평균 1만여개의 택배를 문전배송 했으며, 무임금 분류 작업 후 9시간 배송 업무까지 매일 14~15시간 업무를 처리하다 사망했다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택배회사와 계약된 위탁 배송원들이 사용자의 무한경쟁에 내몰려 과로사로 이어지고 있고, 지속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정립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해진 근무시간과 정해진 물량 제한돼 있지 않은 현 상황을 지적했다.

특히,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배송기사들의 피로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한데 이어, 그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달 10일 택배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택배기사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근로환경 개선 등의 보호조치를 적극 준수해줄 것”을 요청한 점을 언급하며,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된 택배업계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들의 생활안전과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제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두 달 전 경기 안산시의 한 빌라 건물에서 쿠팡의 40대 비정규직 배송기사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는데,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배송물량이 급증한데 따른 과로사와 개연성이 있다”면서 “정부 역시 실제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 등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면서, 택배기사들이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택배노동자 보호대책’을 내놨으나 현장에서는 무용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별도의 고강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한 쏠림현상에 의한 택배기사 산재와 사망사 문제는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공개한 집배송 택배차 운행 행태를 보면, 배송기사 개개인이 화물운송회사에 등록‧허가된 화물차를 매입한 뒤, 택배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물량을 내려 받거나 직접 일감을 수배하는 방식으로 개인영업 중이며, 이들의 노동시간은 일평균 12.2시간, 월간 25.6일 일하고 있는 반면 안정된 수입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 한해 택배기사들이 감당해야 할 업무량은 늘 것으로 진단됐다.

온라인 채널로 소비 수요가 몰리면서 같은 기간 택배 취급 처리량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평가되면서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물량은 27억 9000만개로 전년대비 9.7%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6조3300억원, 평균운임 단가는 2269원으로 집계됐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물량 증가 외에도 매출액과 요금 현실화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1.7% 증가했으며, 평균운임 단가는 1.8%로 박스당 40원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환경 개선을 주창하는 택배노조의 행보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근로자의 날(2020.5.1) 차량 집회를 통해 사용자인 택배회사가 건당 정산되는 배송 수수료를 결정하는 택배 물량을 담보로 무대응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코로나19 관련 물량 폭증에 따른 대책안을 노조와 협의해 검토‧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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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ㄹ 2020-05-13 12:18:46
일단 택배기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이러한 위험한 시국에 목숨을 걸고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하지만 어서빨리 택배 노동자 보호대책이라는 법률이 빨리 통과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