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울릉과 포항을 잇는 항로에 2023년 하반기에 대형 여객선이 취항할 전망이다.
울릉군 등에 따르면 울릉항로 대형여객선 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은 호주 등 복수의 조선소를 대상으로 협상한 뒤 오는 10월께 계약을 맺고 여객선 건조 공사에 들어간다.
대저건설은 2,200t급, 여객정원 932명, 최고시속 77.8㎞(42노트)인 여객선을 발주할 계획이다.
새 여객선은 같은 형태의 선체 두 개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쌍동 여객선으로 여기에 차량을 실을 수는 없지만 화물 25∼30t을 실을 수가 있다.
이 회사 측은 여객선 건조에 약 21개월 걸리고 국내 도입까지 2∼3개월 더 소요될 것으로 이며, 예상 건조비는 550억원 안팎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2월까지 울릉∼포항 항로를 다닌 대형 여객선인 썬플라워호보다 길이가 6m 긴 80m라고 밝혔다.
여객정원은 썬플라워호보다 12명 늘고 최고시속은 66.7㎞(36노트)에서 77.8㎞(42노트)로 빨라진다.
대저건설 관계자는 “길이가 늘고 폭이 넓지만 여객 편의를 위해 좌석 공간 등을 넓히면서 정원은 12명만 늘어난다”고 밝혔다.
새 여객선은 울릉(도동항)에서 오전 출항하고 중간·정기 검사를 겨울에는 하지 않는다. 특히 울릉군민에게 여객정원 20% 이상 승선권을 배정한다.
그 대신 울릉군은 대형 여객선 취항 시점부터 20년간 대저건설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지난 9일 대저건설 측과 ‘울릉항로 대형 여객선 신조·운항을 위한 실시협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1995년 8월부터 대형 여객선인 썬플라워호(2,394t급, 정원 920명)가 울릉∼포항 항로에 운항했으나 선령 만료(25년)와 임대차 계약 만료 등으로 2020년 2월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이 항로에 40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중형 여객선 운항으로 선체 크기가 작아 기상 악화 때 대형 여객선보다 결항이 잦다.
울릉군은 썬플라워호 운항 중단을 앞두고 새로운 대형 여객선을 건조·운항하고자 공모를 거쳐 2019년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저건설을 뽑고 협약(MOU)을 맺었다.
그러나 일부 주민과 도의원이 대형 여객선을 여객 전용이 아닌 자동차·화물도 실을 수 있는 화물겸용 여객선(카페리)으로 바꿔야 한다며 제동을 걸어 실시협약은 미뤄졌다.
울릉군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군의회 동의를 얻어 실시협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선박 설계·건조에 심혈을 기울여 2023년 대형 초쾌속 여객선 뱃고동이 울릉 전역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