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 자율주행 화물차의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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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 자율주행 화물차의 안전성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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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실제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율주행 승용차, 승합차가 시범운행 중이고 자율주행 화물차도 시험운행을 거듭하고 있다. 운전자 없이, 또는 운전자의 도움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상용화 초기 가격이 대단히 높겠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는 주장과, ‘아무래도 사람만 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공존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화물차 운행이 적어도 교통안전에는 크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설의 영역이지만, 실제 자율주행 화물차 운행이 시험운영 중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을 잘 보완하면 안전운행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면, 자율주행 화물차는 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들 때문에 운전 경험이 풍부한 운전자를 결코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이 경우 자율주행이란, 미리 정해진 수많은 변수에의 대응을 입력한 수준의 운행이므로 변화무쌍한 현실적 교통상황에 100%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다만 자율주행 화물차는 규칙적인 ‘원거리 대량 수송’을 필요로 하는 운송에 수대~십수대의 화물차가 마치 열차가 달리듯 선두에서 달리는 자율주행 화물차의 뒤를 따라 운행하는 군집운행이 가능해 한 대 한 대의 화물차가 개별 운행할 때 발생하는 사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

 

적기운송 능력·유연성은 운전자가 우위

 

2021년 9월 국토교통부가 영동선·중부내륙선 80㎞ 구간에서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해 화물차 4대가 나란히 달리는 ‘자율협력 군집 주행’을 시험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무리운전 안해 안전성 높아

차간거리 유지하고 과로 피하면 사고 감소

돌발상황 대처 능력 등 경험치 매우 중요

 

그러나 여기에는 또다른 고민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적기 수송에 대한 유연성 부분이다. 예를 들어, 구간구간 도로 체증이 발생해 운송시간이 지연됐을 경우 운전자라면 이를 감안해 밀리거나 막히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높은 속도로 달리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는 최고속도 운행을 자제하도록 제작돼 지연된 시간을 단축시키기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특히 운전자는 도로별로 설정된 제한 속도를 고려해 단속이 유예되는 수준(대부분 시속 10km 이내)까지 수시로 넘나들며 속도를 높이는 융통성을 발휘하지만 자율주행 화물차에 이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물운송에 있어 자율주행의 어떤 점이 운전자에 의한 운행 때 보다 안전할까. 여러 단계의 자율주행 레벨 중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을 스스로 운행하는 레벨 3~4 수준의 자율주행 화물차에 대해 전문가들은 운전자의 임의성이 사라지고 규정대로 운행한다는 점을 꼽는다.

운전자에 의해 흔히 이뤄지는 변칙적인 차선 변경이나 추월 등을 자율주행 자동차는 거의 시도하지 않는다. 다만 전방 주행 여건이 양호한데도 앞차가 계속 서행운전을 하거나 옆차로가 비어있을 때와 같이 사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될 때 차선 이동이나 추월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사고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꼽히는 것은, 자율주행 화물차의 경우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추돌사고 등의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차간거리를 좁혀 발생하는 추돌사고가 대형 화물차의 주요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할 때 차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는 자율주행 화물차는 추돌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런데 다수의 화물차 운전자에 따르면, 화물차가 차간거리를 좁히며 달리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서둘러 달리고자 하는 마음에 앞차 뒤를 바짝 뒤쫓아 앞차가 속도를 높이기를 희망할 때다. 이 경우 앞 차가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여러 가지 대응이 나타난다. 앞차를 피해 옆차선으로 옮겼다가 앞차를 추월한다거나, 앞차에 빨리 달리라는 적극적인 신호로 경음기를 울리거나 상향등을 점등하곤 한다. 어떤 경우건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져 자칫 추돌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 졸음이 찾아와 운전자의 차간거리 인지 능력이 저하됐을 때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만약 자율주행차라면 상기 두가지 유형의 추돌사고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화물자동차의 추돌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경우든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으로, 운전자가 자율주행차의 특성에서 참고할만한 점은 과속에 관한 부분이다. 자율주행차는 운행 경로 전체 도로의 제한속도를 인지하고 있기에 과속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운전자는 언제 어느 때건 임의로 속도를 높일 수 있어 과속의 유혹에 약하고, 지연된 시간에의 보상을 위해서도 과속을 감행할 때가 있다. 그런데 화물차 사고에서 빠지지 않는 원인으로 언제나 과속이 상위 순위에 있다. 즉 과속운행을 하면 사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이 부분도 자율주행차와 단적으로 대비된다.

한편 자율주행차의 경우 운전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운전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설계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에는 과로의 우려가 전혀 없다. 또 기계적 결함 등을 제외하고는 계속운행시간이 운전자에 의한 운행시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늘어난다.

그러나 운전자에 의한 화물운송은 계속운행시간과,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할 휴게시간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운행하면 1차적으로는 법령위반으로 처분을 받겠지만, 더 큰 문제는 피로 누적으로 운전자가 운전 중 졸음을 느끼거나 졸음운전을 하게 돼 교통사고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화물차 운전자가 자율주행 수준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운행시간과 의무 휴게시간을 준수해 과로 등에 의한 졸음운전 원인요소를 철저히 없애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통적인 화물차 교통사고 요인 중 과적 문제 또한 자율주행 화물차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적정 적재량을 초과할 경우 자율주행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이 이뤄지지 않도록 설계할 수 있어, 자율주행 화물차에는 적재물의 무게를 최대적재량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설계가 가능하고, 나아가 안정적 운행을 위해 과적 상태로의 시동이나 운행이 제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화물운송에서 더러 이뤄지고 있다는 과적 문제는 자율주행 화물차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로써 화물차 안전운행이 보다 증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해진다.

운전자에 의한 화물차 운행의 안전 역시 과적을 배제할 때 더욱 증진된다는 사실은 명백하므로, 화주나 운전자 모두 화물 과적에 대한 욕심은 아예 배제하는 것이 화물차 안전을 보다 증진시키는 원천의 하나라 하겠다.

화물차 자율주행은 군집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요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화물차의 자율주행을 활용한 집단운행이 결코 전체 화물차 운행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으로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고 그 시점도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숙련된 운전자에 의한 화물운송이 안전성을 포함해 경제성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객관적으로 입증된다면 값비싼 자율주행 화물차의 도입은 이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역시 운전자의 안전에 관한 실천 능력과 경험이다. 자율주행차라면 시도하지 않을 과속이나 무리한 추월 등을 운전자가 구태여 시도하다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다면 적어도 ‘사고 때문에 자율주행 화물차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은 헛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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