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범 교수의 시론] 택시 문제 해결은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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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범 교수의 시론] 택시 문제 해결은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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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을 강제로 조절할 수 없는 어려움 있어
택시난은 운전자 소득 감소가 기본적 원인
다양한 '운전자 소득 보장 방안' 마련 시급

언론에 택시 문제가 연일 회자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택시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으로 발생한다. 특히 심야시간대는 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해 택시의 숫자는 한정적이다 보니, 단거리 승차 거부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팬데믹 시대에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활동이 줄어 택시 이용 승객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수요보다 공급이 늘고, 택시 운영자의 불만이 발생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택시 이용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에 낮아진 수입으로 많은 운전자가 택시 업계를 떠났고, 수입이 높은 분야로 이직했다. 이와 더불어 고령화한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야간 운전을 꺼리는 현상이 깊어졌다. 결과적으로 택시의 절대적인 공급은 감소하고 수요는 증가해 이렇게 택시 대란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택시의 개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다른 점이 있다. 우리나라 택시 요금은 비교적 저렴하다. 따라서 택시는 모든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의 한 형태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택시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지하철은 건설비와 운영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하는 명실상부한 대중교통이다. 버스는 대부분 준공영제로 운영되며, 정부가 일정부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공급량과 요금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중교통인 것이다.
반면 택시는 소유권이 개인(개인택시) 또는 법인(법인택시)에 있다. 택시의 공공성을 감안해 요금을 제한하지만, 공급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강제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개인택시의 공급을 늘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운전자들의 야간 운전 기피 현상에 의한 것이므로 이를 강제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개인택시 면허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본인이 원하면 80~90세에도 운전할 수 있다. 과연 개인택시 면허가 무한정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모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법인택시의 경우 택시 차량은 여유가 있지만, 운전자가 없어 운행(공급)을 늘릴 수 없다. 즉 수단이 부족한 것이 아닌, 택시를 운행할 수 있는 운전자가 부족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이다. 그렇다면 왜 법인택시는 운전자가 부족할까. 앞서 설명한 팬데믹 기간의 수요감소로 인해 운전자들의 실질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많은 운전자가 수입이 더 많은 다른 분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입이 더 많은 곳으로 이직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하며, 수입이 적더라도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 또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도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택시 공급을 수요에 맞게 늘리는 방법은 택시 기사들의 수입을 적절한 수준으로 맞춰주는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우선 택시 요금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 택시 요금 인상이 물가 인상과 국민의 부담감을 고려할 때 어렵다면, 서울시 버스와 유사하게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요금 인상 없이 운전자의 수입을 일정한 수준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요즘과 같이 다양한 교통수단이 존재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획일적인 수단 구분에서 더 나아가 일반 대중교통부터 고급 교통수단까지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일반 대중교통수단 또는 고급 교통수단 중에서 택시에 대한 방향성을 선택해야 할 때이다. 택시 운전자가 업체에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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