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상 교수의 열린 철도]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철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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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교수의 열린 철도]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철도의 역할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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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근 이상 기후의 원인은 과도한 탄소배출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심각한 편이다. 우리나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분석에 사용한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와 네덜란드 환경평가청(PBL) 자료를 보면, 2019년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93톤이었다. 선진국 10개 국가 가운데 미국(16.06톤)과 캐나다(15.41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그 뒤는 일본(8.72톤)과 독일(8.4톤) 순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우리나라가 1인당 배출량 1위가 되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우리나라는 2021년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해 2030년까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35% 이상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세계적인 과다 탄소배출에는 교통 부분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1㎞당 탄소 배출량은 버스가 68g, 일반 승용차는 55g이고 기차는 가장 적은 14g인 반면 비행기의 경우 285g으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철도가 항공의 1/20인 셈이다.

이에 선진 각국은 새로운 조치를 내놓고 있다. EU는 유럽기후법으로 2030년 목표로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5% 감소하는 것을 정했다. 영국은 2019년 기후변화법을 최초로 법제화했다. 미국의 주요 탄소중립 대응전략은 에너지효율화, 전력부문의 탈탄소화, 수송 및 산업부문의 연료전환, 탄소흡수 기술개발이다.

프랑스는 더욱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2023년 5월 ‘2021년 프랑스 기후법’이 의회를 통과한 지 2년 만에 공식 발효했다. 2021년 5월 프랑스 의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비행시간이 2시간 30분 이내인 단거리 국내선 중 대체 철도편이 있으면 해당 항공 노선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파리~낭트(약 350㎞), 파리~리옹(약 390㎞), 파리~보르도(약 500㎞)간의 여객기 노선의 운항이 중단된다.

이 법은 여러 교통수단 가운데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항공기 운항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날 발효한 기후법은 또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노선에 열차가 적절한 간격으로 투입돼 여행객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 역시 규정하고 있다. 또 여행객이 목적지에서 8시간 머물며 업무 후 출발지로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애초 2019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만든 논의기구 ‘프랑스시민의 기후회의’(FCCC)에서는 4시간 이내 열차여행이 가능한 노선에서 여객기 운항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프랑스의 조치를 한국에 적용하면 서울·부산 등에서 제주도를 오가는 노선을 빼곤 국내선 여객기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탄소기본법 제 32조 5항에 정부는 철도가 국가기간교통망의 근간이 되도록 철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버스·지하철·경전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확대하며, 철도수송분담률, 대중교통수송분담률 등에 대한 중장기 및 단계별 목표를 설정·관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최근 국가철도공단에서는 탄소감축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해 철도분담률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송분담률은 여객의 경우 2030년에 35% 2050년에 40%를 담당해야 하고 화물수송은 2030년에 15%, 2050년에 17%를 달성해야 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도의 역할이 획기적으로 증대돼야 하며 지역 내 철도교통은 통합화, 급행화, 연계화, 자동화가 추진돼야 하고, 지역 철도의 경우 고속화, 거점화, 연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인 전략으로는 스마트 도심 급행철도운영, 모빌리티 스테이션 환승플랫폼 구축, 철도역사 중심의 입체적 거점 개발이, 중기적으로는 디지털 기반 철도운영자동화, 국가철도교통 간선과 지선망 구축, 장기적으로는 미래 초고속철도 서비스 혁신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2024년이면 고속철도 개통 20년, 도시철도 개통 50주년, GTX 개통 등 본격적인 철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다.

이제 우리는 탄소중립사회에서 철도의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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