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대도시지역 안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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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대도시지역 안전운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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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물차부터 택시까지 약 40년 동안 운전 안 해본 차가 없어요. 물론 자잘한 사고도 있었지만, 사람이 크게 다치는 사고는 한 번도 없었지요. 그래서 표창장도 몇 번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일 어려운 운전은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일이었어요. 대략 6~7년 하다가 신경이 너무 쓰여 좀 덜 피곤한 중형 화물차로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훨씬 나았습니다. 마음도 편하고 운행시간도 버스처럼 길지도 않고…”

20대 중반부터 사업용자동차 운전을 41년 5개월간 계속하다 최근 완전히 일을 놓은 정찬순(71)씨의 경험담이다. 장성한 아이들과 아내가 ‘이제 그만두실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계속 종용하는 바람에 못이기는 척하며 차를 팔아버렸다는데, 그는 그래도 버스 운전을 할 때가 자신의 운전경력에서 가장 전성시대였다고 회고했다. 반면 버스 운전이, 그것도 복잡한 대도시에서의 버스 운전이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고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어떤 점이 그를 힘들게 했을까. 그의 경험을 토대로 대도시지역에서의 노선버스 안전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자.

 

횡단보도 보행자·이륜차 등에 최대한 주의를

 

큰 차체에 도로에 변수 많아 운전난이도 높아

끼어들기·추월 차량 많으나 가능한 허용토록

잦은 교차로·신호등에 유의…철저히 준수해야

 

장거리를 운행하는 버스나 화물차는 주로 고속도로나 지역간 국도 등 교통체증이 거의 없고, 저속 운행이 불필요한 운행을 계속하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다. 도시지역 운행 때와는 전혀 다른 운행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도시지역은 교통량이 많아 수시로 체증이 발생하는가 하면 대형 버스나 대형화물차처럼 덩치가 큰 차량 앞으로 조금만 틈이 생기면 마구잡이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자동차들도 많아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또 비교적 좁은 차간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급브레이크를 밟는 자동차도 많고, 아예 대놓고 추월해 운전자를 언짢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교통혼잡으로 인한 답답함, 운행시간 지연, 끊임없이 발견되는 보행자, 과도한 교통신호, 여기에 이륜차나 자전거 통행도 많아 고속도로나 국도에서의 운행에서 느끼는 주행감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신호등 : 도시지역 도로가 고속도로나 국도와 전혀 다른 환경으로 구분되는 것은 신호등의 존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지역은 자동차 통행량이 많기 때문에 교통량을 제어하기 위한 신호관제의 설치는 필수적이다. 특히 교통량이 많고 보행인구가 많을수록 신호등을 많이 설치하게 되고 운영방식도 복잡하다.

도시지역의 교차로 등에서 운영하는 신호관제는 매 교차로마다 동일한 운영체계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어느 곳은 직진과 좌회전이 동시신호로 허용되는가 하면 어느 교차로는 각 방향마다 개별신호를 부여해 차로마다 따로따로 운행토록 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 유의해 교차로마다 철저히 각기 신호관제에 맞춰 운행해야 교통사고를 피할 수 있다.

만약 교차로 한두 곳을 지나면서 신호관제에 익숙하다고 판단해 예측출발을 하거나, 무리하게 신호의 끝을 따라 좌회전이나 직진을 시도하다가는 터무니없는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음을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들어 가장 큰 변화는 교차로 등에 연접해 설치한 횡단보도에서의 안전 문제로, 우회전 즉시 일시정지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습관화되지 않으면 잘 지켜지지 않을 때 나타나는 문제다.

화물차가 교차로 우회전 직후 그대로 직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어 사망하게 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계 법도 아예 일시정지 의무화로 바뀌었다. 따라서 보행자가 있건 없건,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이건, 적색이건 무조건 정지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단속대상이 된다.

 

◇차간거리 : 차체가 크고 긴 노선버스가 도시지역 운행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로 차간거리 준수가 꼽힌다.

도시지역에서는 비단 내 차와 앞차와의 거리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수시로 끼어들기를 하는 옆차선 운행 차량을 생각한다면 차간거리의 개념이 달라진다.

만약 옆 차선을 달리는 자동차가 슬금슬금 내 차 쪽으로 접근해 차간거리를 좁힌다면 필시 끼어들기나 추월, 또는 차선변경을 시도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버스는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우 순발력이 떨어지고 순간 가속도가 늦은 버스가 끼어들기를 하는 다른 자동차를 제어할 수는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끼어들기나 추월을 허용하는 것이 트러블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이다.

또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일수록 브레이크 유격이 완만하고, 특히 승객이 많아 차체가 무거워진 상황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체는 일정거리 직진 후에야 멈춰선다. 이런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도시지역에서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은 현저히 높아진다.

 

◇속도 :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시지역에서 노선버스가 속도를 높이는 것은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버스의 특성상 속도를 높였다 감속하고 다시 정차할 때까지의 거리가 승용차 등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기 때문에 자칫 속도를 높여 달리다 갑자기 정차해야 할 상황에서는 앞차와의 추돌사고 위험을 피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고속도로나 국도와는 달리 도시지역 도로는 일정 구간 직진 차로로 운행할 구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 것 자체가 무리다. 크고 작은 교차로가 수없이 많고 교차로마다 각 방향에서 자동차들이 합류하기에 속도를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만 도시부 운행에 익숙한 승용차들이 더러 과속을 할 수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리정보에 익숙한 일부 승용차 운전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도시지역 도로는 또 속도제한을 하고 있고, 도로마다 제한속도가 다를 수 있다. 최근에는 도시 외곽지역은 주로 50~70㎞, 시가지 구간은 30~50㎞로 운영하고 있으나 구간마다 다르므로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하게 달리다가는 언제, 어디서 속도 위반으로 적발될지 알 수 없다.

다만 노선을 반복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지리정보에 익숙하고 도로별 제한속도를 훤히 알고 있으므로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비켜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행자 등 : 버스가 도시지역을 운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보행자나 이륜차, 자전거 등 교통약자의 안전 문제다. 이들은 버스와 사소한 접촉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대형 차량까지의 사소한 접촉사고는 간단한 수리정비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들과의 접촉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낳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표적인 요주의 대상으로는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보행자가 있다. 어린이는 노인, 임산부, 환자 등과 함께 가장 취약한 교통약자이기에 어떤 경우에도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버스의 구조상 키가 작은 어린이는 존재를 식별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운전석에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리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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