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시민들 큰 불편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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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시민들 큰 불편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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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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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도착없음’ 텅 빈 정류장…지하철은 만원
비 내려 불편 더해…“기사 처우개선” 의견도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간 지난 28일 출근길 시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이른 아침부터 비까지 내리면서 불편이 가중됐다.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한 터라 파업 소식을 모르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당황한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서울 지역 대부분의 버스정류장에는 전광판에 '곧 도착없음'이라는 문구가 떴다. 문구 아래로 해당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 번호와 '출발대기'라는 안내가 줄줄이 이어졌다.

오전 8시께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황모(56)씨는 버스 파업으로 회사에 지각할까 봐 걱정스러워했다.

마포구청역 인근에서 강서구 화곡동으로 매일 출근한다는 황씨는 "지하철을 타면 세 번은 갈아타야 하고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버스 파업 소식을 처음 들었다며 당황하는 시민도 여럿 보였다.

아예 출근을 서둘렀다는 시민들도 보였다. 오전 6시 30분께 종로구 세검정 부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성우(38)씨는 "혹시 택시도 없으면 경복궁역까지 거의 1시간 걸어가야 할지도 몰라서 평소보다 40분 일찍 나왔다"며 "퇴근할 때는 버스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버스를 타지 못한 시민들은 급하게 택시를 잡거나 지하철역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4개 지하철 호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역사 내에는 '이용 고객이 증가해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내부 혼잡이 예상돼 안전에 유의하며 열차를 타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자치구에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배차간격과 노선, 대수를 알리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구민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오전 10시 반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성동구청이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탄 주민 송모(74) 씨는 "은행에서 일을 보고 돌아가려는데 버스가 없었다"며 "셔틀버스가 방금 지나가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출발한다더라"고 말했다.

셔틀버스 기사 김경모(74)씨는 "좁은 길을 큰 버스로 30분에 한 대씩 다니는데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번거롭지 않겠느냐"면서도 "파업하는 사람들이 괜히 하겠나"라며 파업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버스의 빈자리에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평소보다 눈에 띄었다. 이태원동에 사는 정모(32)씨는 "버스 파업으로 지하철역까지 갈 방법이 없어져 오늘은 마을버스를 탔다"며 "마을버스마저 파업할까 봐 초조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시내버스 파업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줄지었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버스 파업으로 결국 지각했다. 택시도 안 잡혀서 결국 걸어서 출근했다"고 적었다.

다른 시민도 비싼 택시를 부르는 바람에 요금이 평소의 배가 나왔다며 불만스러워했다.

반면 버스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여럿 보였다.

한 이용자는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최근 5년간 버스 기사 연평균 임금 인상이 2.98%에 그친다고 한다"며 "버스 노동자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도 "버스 기사들이 근무 강도에 비해 높지 않은 임금에 운행 중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등 중노동을 한다고 들었다"며 "(처우 개선을 위해) 당장 며칠은 불편하겠지만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버스노조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서울버스노조의 파업은 2012년 20분간의 부분 파업 이후 12년 만이었다.

 

 


 

 

오전 4시 파업 개시…11시간 만에 철회

 

임금인상률 4.48%·명절수당 65만원 노사 합의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지난 28일 노조의 총파업 돌입 11시간여 만에 타결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임금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스노조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시작한 총파업을 전면 철회하고 즉각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 가동을 해제하고 연장 운행 예정이었던 지하철, 전세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도 현행 운행으로 변경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막판 조정 회의를 열어 11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이날 오전 2시께 결국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버스노조가 파업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그러나 시의 중재 속에서 물밑 협상을 지속한 끝에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임금 인상 4.48%, 명절수당 65만원으로 노사 간 합의했다.

그동안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시급을 12.7% 인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임금인상률과 비교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이었다.

시는 "임금 인상률은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과 동일한 수준이고 명절수당은 명절 등 특수 시기 대중교통 연장 운행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했다"고 최종 타결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파업으로 오전 10시 기준 시내버스 90% 이상의 운행이 중단됐다.

특히 시민들의 주요 이동이 이뤄지는 출근 시간대 파업이 이뤄지면서 서울은 물론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도 불편을 겪었다. 고교 3월 모의고사 시험일과 겹치는 바람에 학생들의 피해도 컸다.

협상 타결과 동시에 정상운행이 이뤄지면서 퇴근길에는 출근길과 같은 혼잡은 해소됐다.

시 관계자는 "오전부터 이어진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 여러분에게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상 속 대중교통 편의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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