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만원의 암수술비 돌려준 고속버스기사, 사례비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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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0만원의 암수술비 돌려준 고속버스기사, 사례비도 거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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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영(52․천안시 백석동)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시40분경 고속버스에서 내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차장으로 갔다가 돈지갑을 고속버스에 두고 내린걸 알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 앞이 캄캄했다.

검은 장지갑에는 어머니 암수술비인 현금 700만원과 수표 3000만원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씨는 터미널안으로 다시 들어가 버스가 간곳을 물으며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세차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세차장에서 차량을 발견해 해당 기사에게 물어보니 비닐봉투에 분실물이라고 써있는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전화통화에서 “너무나 고마워서 사례비로200만원을 그 자리에서 드렸는데 기사분께서 받지않았다”며 “다음날인 15일에 운전기사분이 계시는 동양고속의 홈페이지에 이 사실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가 이처럼 고마워하고 사례비까지 200만원을 즉석에서 해당 고속운전기사에게 주려고 한 것은 3700만원이 어머니의 간암수술에 쓰이는 돈이기 때문이다.

문씨는 형님이 러시아에 있기 때문에 차남으로서 74세가 된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데 얼마전 천안병원에 있다가 3기로 넘어가는 간암이 발견돼 서울 모 병원으로 옮겼고 이 때문에 수술비와 병간호를 하는 아내를 위해 방 얻을 돈이 필요해 이처럼 목돈을 마련해 병원으로 가던 중이었다.

지갑을 돌려준 전용태 기사(45․동양고속운수)는 “세차장에서 의자를 정리하던 중 좌석에서 두툼한 지갑을 발견하고 지갑안을 확인해보기도 않고 차안에 비치된 위생봉투에 넣어 분실물로 처리해 두었기 때문에 금액도 몰랐다”며 “지갑 잃어버린 분의 절박한 심정이 와닿아 사례비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영씨는 “양심적인 기사님 덕분에 정말 뭐라 할 수 없을만큼 행복했고 고마웠다”며 “나의 불찰로 큰일 날뻔 했는데 주위에서 도와주시니 어머님의 수술도 잘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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