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수도권 지자체 버스와 지하철운영적자 1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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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수도권 지자체 버스와 지하철운영적자 1조원 육박"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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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지자체의 대중교통운영위기와 재원조달방안은

-요금인상, 각 지자체 추진동력 약하고 이용자 저항감 커
-단기적으로 요금인상과 함께 환승할인 혜택 축소, 중앙정부보조 확대 거론
-중장기적으로 광역교통세, 탄소부담금제 신설 등 지자체 독자재원필요 지적

∆ 위기 맞는 대중교통투자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 교통문제에 따라 발생하는 혼잡비용과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친환경 대중교통우선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설과 운영 면에서 괄목할만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재원을 필요로 하는 대중교통 시설투자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는 것이 근래들어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지하철 9호선과 경전철 사업,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이다. 이러한 건설못지 않게 중요성이 높아지고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대중교통 운영에 대한 투자다. 전보다 운영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많아진 것은 버스준공영제 실시와 대중교통통합요금제 시행때문이다.

대중교통 시설에 대한 투자는 중앙정부의 일정기준에 따라 지원을 받거나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건설이 이뤄지고 있으나, 운영에 대한 투자는 해당 지자체나 개별 사업자가 감당해야 하거나 이용자가 부담을 하는 대중교통요금에 의존해야한다. 이 때문에 재정부담액이 늘어나고 개별 사업자가 환승손실액을 떠맡거나 이용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요금인상이 추진될 경우 현실적인 쟁점이나 큰 논란거리가 되곤한다.

서울과 인천시 및 경기도의 광역교통협의체인 수도권교통본부에 따르면, 재정부담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예산에서 버스재정지원과 지하철 운영적자액이 16.3%인 6643억원을 차지하고, 경기도 교통건설국 예산 중 14.4%인 1854억원이 통합요금제의 보조금이다. 인천시도 버스재정지원금과 지하철 운영적자가 지난해 기준으로 건설교통국 예산의 9.9%인 878억원에 이르고 있어 수도권 지자체의 대중교통운영 지원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9375억원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CNG버스 폭발사고와 지하철시설 노후화 등에 따른 잦은 고장으로 기존 대중교통 시설과 장비에 대한 개선과 안전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이 전보다 커져 지자체의 재정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중교통에 대한 시설과 운영 및 안전에 대한 투자는 늘려야 하는 반면 재원조달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중교통운영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감당하기 위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해야하고 논의되는 방안은 무엇일까.

△ 갈수록 어려워지는 요금인상

대중교통 투자재원 조달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해 이뤄지는 요금인상이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수단이다.  이유는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운영사업자가 아닌 각 지자체가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되기 전만 하더라도, 시내 및 마을버스 등 민간사업자들은 사후원가보상 방식인 요금인상을 통해 운영수지를 맞추거나 일정수익을 달성해야 했기때문에 이에 대한 추진에 필사적이었고 해당 지자체는 이러한 사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마지못해 원가검증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이를 승인해줬다.

그러나 지금은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경우 운송원가와 일정한 이윤을 지자체가 재정을 통해 보장해주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대상은 요금인상이 아니라 운송원가를 얼마나 보장받느냐와 요금배분 비율이 됐다.

이에 따라 요금인상은 재정부담을 줄여야 하는 지자체가 추진해야하지만 물가안정 여론과 선거를 의식하거나 고유가와 금융위기 같은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아진 이용시민들의 저항감이 커 지자체는 상당한 여론의 부담을 감안해야 하는 처지이다.

만일 지자체가 요금인상을 하지않고 재정부담을 감수한다하더라도 지자체의 재정난이 부각돼 쟁점화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방법이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대중교통 통합요금제 실시에 따라 특정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요금을 올리기 쉽지않아진 것이다. 행정구역이나 교통수단을 구분하지 않고 거리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거리비례제에 의한 대중교통통합요금제는 2004년 7월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도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으로 확대됐다. 이로인해 요금인상을 위해서는 전과 달리 지자체와 교통수단 운영기관간 사전협의가 이뤄져야하는 등 복잡한 요금조정 메커니즘을 가지게 된 것도 요금인상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중교통요금을 복지차원에서 접근하는 시각과 논리도 재정부담으로 기울게 하는 요인이 돼 요금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요금인상은 전보다 어려워지면서 인상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자체나 민간사업자의 부담으로 귀결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처럼 요금인상이 어려워지고 재정부담이 늘어나면서 운영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환승할인에 대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버스사업자들에 의해 주로 제기되는 내용이었으나 이제는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교통전문가도 고려대상에 넣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모창환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교통요금 인상보다는 환승할인 혜택 축소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 중앙정부의 지원과 지자체의 신규독자재원 마련

요금조정과 환승할인혜택 축소 외에 대중교통투자를 위한 재원마련은 중앙정부의 보조와 지자체의 재원발굴이 있다.

모 박사는 수도권교통본부가 발주한 용역보고서에서 수도권 대중교통의 안정적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중앙정부의 보조를 늘려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세금항목을 신설하자는 제안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보조는 교통시설특별회계(전 대중교통계정)에 교통·에너지·환경세 재원배분을 기존에 6-10%에서 11-15%로 늘려 통합환승할인요금제와 버스준공영제 지원,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와 도시철도 운영적자를 충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통체계관리계정의 세출에 대중교통운영적자에 대한 보조항목을 포함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귀속분인 부담금 40%를 20%로 축소하고 대신 지자체의 지방교통시설특별회계에 전입되는 부담금의 60%를 80%로 늘려 지방의 자율재정권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는 시설투자 외에 운영적자에 대해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하는 중앙정부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용역보고서에 제시한 지자체의 새로운 재원조달방안은 광역교통세와 지방소비세 신설, 탄소부담금제 도입이다. 이중 수도권교통본부 등 교통관련 행정기관이나 학계 및 연구기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광역교통세의 신설이다.

이것은 수도권 도심에 입지한 종업원 50인이상 고용기업에 지방목적세인 광역교통세를 0.5%부과하는 방안이다. 이는 프랑스 일드 -프랑스권 교통조합(STIF)의 재원조달 사례를 우리나라에 적용한 것이다. 지방소비세는 국가의 부가가치세를 공동세원으로 해 5%의 지방소비세를 추가적으로 부과하는 재원조달 방안이다.

정부는 부가세의 5%를 올해부터 지방소비세로 전환하고 2013년부터는 나머지 5%에 대한 추가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은 시카고 대도시권의 광역교통행정기구(RTA)가 판매세 0.25-1%를 징수해 대중교통의 주요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참고한 것이다.

탄소부담금제는 혼잡통행료와 비슷한 방식이나 혼잡료가 차량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과 달리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대기질 여건이나 교통혼잡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차등부과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이탈리아 밀라노시가 2008년 런던의 도심혼잡통행료제를 모델를 한단계 더 응용해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금신설이나 탄소부담금제도는 대중교통투자 재원조달을 위한 안정적 방안이지만 교통전문가들조차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검증하기 위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로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모 박사는 “대중교통의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어느 것하나 쉬운 것이 없다”면서 “지자체 장은 필요하다면 세금신설 같은 인기없는 정책도 펴야한다”고 말했다.
이상택기자 st0582@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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