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보다 '더 무서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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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보다 '더 무서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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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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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에게 걱정과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한다. 도요타 자동차의 품질 개선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고개 숙인 남자가 세 번째 고개를 숙였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일본과 미국에 이어 1일 중국에서도 리콜과 관련해 심심한 사과를 표했다. 지난달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리콜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그가 불과 일주일 만에 또 한 차례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번 중국 방문은 그러나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미국은 여론 압박에 못 이겨 떠밀려 간 처지였지만, 중국은 직접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자동차 판매자 입장에선 미국보다 더 무서운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차 시장으로 부상한 명색이 '황금 어장'이다. 중국이 미국보다 더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일 중국 소비자들이 리콜로 인한 도요타 불신이 커진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외신은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도요다 사장의 제스처를 호들갑스레 보도한 모양이다. 

중국 방문길에서 도요다 사장은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판매와 직결되는 만큼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 수요층에게 ‘예방 주사’를 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리콜 대수는 미국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 1월 도요타는 중국 업체와 합작 생산한 라브4 7만5000대에 한해 리콜 조치에 들어간 만큼 상처 자국이 클 수밖에 없다.

도요타는 미국발 금융위기 후 자동차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졌으나 중국만큼은 예외 지역으로 통했다. 지난달 도요타 중국법인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0% 증가한 4만540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월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주문량이 많이 떨어졌다. 1월 중국 내 신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7만2100대에 이르렀다. 결국 2월 판매는 미국발 리콜 사태가 적잖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 글로벌 메이커의 최대 격전지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임이 명백하다. 신흥국의 승패가 향후 업계의 생존과 직결되는 셈이다. 그래서 중국이 무서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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