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쏘렌토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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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쏘렌토R'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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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넘치고 스타일은 세련됐을 뿐이고"

혹자는 쏘렌토R의 등장을 ‘왕의 귀환’으로 비유한다. 2002년 2월 출시돼 대한민국에 SUV의 전성시대를 열며 최강자로 군림한 권좌가 2003년 말 의욕적으로 탑재한 5단 자동변속기가 말썽을 부려 변방으로 내 몰렸던 쓰라린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 끝에 선을 보인 덕분인지는 몰라도 ‘쏘렌토R’의 칼날은 일단 이전보다 더 예리해졌다는 평가다.

파워는 더 강해졌고 경제성도 개선됐으며 엣지(Edge) 타입의 정통 스타일을 버리고 곡선을 살린 도심형 디자인이 요즘의 트렌드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초기 반응도 기아차 스스로가 놀랄 만큼 매우 좋다. 가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런칭 행사도 끝났지만 아직 차량 출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5000여대의 실적을 올렸으니 구관의 체면을 구기지는 않았다. 지난 달 말 어렵게 잡은 쏘렌토R 시승 기회를 통해 명관으로 불렸던 구관의 명성을 어떻게 계승했는지 알아봤다.

❚시선이 즐겁다

로체, 포르테 등 세단에서 전이된 패밀리 룩이 적용된 ‘쏘렌토R’은 누가 봐도 기아차다.

전체 스타일의 균형감을 살린 매시타입의 크롬 서라운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안개등이 조화를 이룬 전면부는 앙팡지다.

앞쪽의 벨트라인을 낮춰 정지 상태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지고 사이드 캐릭터 라인의 후측 면적을 크게 배분해 측면부의 역동성도 뛰어나다.

휠 하우징의 억제된 돌출부와 휠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초대형 SUV 모하비의 스타일을 따른 후면부는 도심형 라운드 스타일을 추구한 전체 스타일과 조금은 부조화스럽다는 평가지만 오히려 각각의 장점을 잘 살려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면 글라스에서 바로 이어져 천정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선루프도 새롭다.

❚인테리어, SUV의 정석

3실린더 타입에 식별력이 좋은 고휘도 레드 및 화이트 LED 조명을 적용한 슈퍼비전 클러스터,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조작 편의성을 고려한 센터페시아의 기능도 만족스럽다.

시승차는 시트와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등의 우드 그레인까지 모두 블랙 컬러가 적용된 최고급 사양의 모델, 덕분에 음성인식 엑츄얼 DMB 내비게이션 등 첨단 기능의 편의성도 체험을 했다.

클러스터에는 평균연비와 순간연비, 평균 속도 등 다양한 운행정보가 표시되는 큼직한 트립 컴퓨터가 적용됐다.

착좌감이 뛰어난 운전석 시트에는 통풍 기능과 메모리 시스템, 열선 기능(2열 포함) 등이 적용됐고 다양한 폴딩 기능으로 운행 목적에 따른 활용성도 매우 높다.

2열 시트의 센터 암레스트와 버튼 스위치로 작동하는 워크인 디바이스, 후석 분리형 헤드레스트와 초대형 센터 콘솔 박스를 적용, 실내 어느 곳에서의 탑승 편의성도 뛰어나고 실내 공간의 크기도 만족한 수준이다.

❚놀라운 연비, 넘치는 파워

가솔린 세타 엔진(2359㏄)과 V6 뮤 LPI 엔진(2656㏄)이 동시에 출시됐지만 쏘렌토R의 주력은 R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디젤차다.

그러나 시동을 걸때나 출발과 동시에 전달되는 느낌은 가솔린 엔진과의 정숙성 차이가 엄청나게 좁혀졌다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차체의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출발할 때도 일반적인 가솔린 세단의 부드러움을 그대로 표현해 준다.
프레임 보디에서 모노코크 보디로 변신한 효과와 맥퍼슨 스트럿(전륜), 멀티링크(후륜) 서스펜션의 위력은 달리는 내내 발휘된다.

전고를 낮춰 급격한 코너링에서의 심리적 안정감과 균형감도 만족스러운 수준, 이만 하면 동급의 수입차와 비교해도 달리는 능력과 안정감은 대등하다는 생각이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 경사로에서의 일정한 저속주행을 돕고 밀림현상을 방지하는 예방안전시스템도 적용됐다.

배기량 2199㏄의 SUV 차량 연비가 14.1㎞/ℓ라는 점도 놀랍다.

시승 결과 쏘렌토R은 성공적인 왕의 귀환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충분했다.

문제는 마케팅, 기존 쏘렌토가 출발은 화려했으나 시장과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에 따른 초기 대응 실패로 그 이상의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른 만큼  ‘쏘렌토 R’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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