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여가 (동국대 서태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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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과 여가 (동국대 서태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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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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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인 삶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바쁜 생활 속에서 삶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소한 일에 얽매어 행복이나 삶의 의미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국의 도시화와 지나친 생산, 효율, 경쟁력, 싸워 이기는 것, 돈 버는 일에의 단순 집착이 사회를 삭막하게 하고 삶을 건조하게 만들고 있어, 『 인간성 회복』이 현대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귀천'이란 시를 남긴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을, 인생을 소풍에 비유하고 세상살이를 소풍 왔다 가는 것이라고 했다. 여가 중심 시대의 현대인들에게 의미 있는 구절이 아닐 수 없다.
삶이 소풍이라면 인생은 소풍처럼 즐거워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가정생활과 직장생활로 구분해 볼 때, 가정이 화목하고 직장이 즐거울 수 있다면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멋진 소풍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직업관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같으면 대도시, 대기업에 취업하면 멋진 인생을 보장받은 것처럼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오늘날은 취미가 직업화하는 시대로 일과 여가가 상대적인 개념보다는 『여가 같은 일』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것은 여가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이 부담이 없고 신바람이 나야 효율적이고, 창조적이고, 발전적일 수 있다. 여가가 있고, 일 또한 여가처럼 즐거울 수 있다면 삶이 곧 행복이 아니겠는가?
직업은 고용(직업의 조건)과 일(직업의 내용)의 결합이다. 따라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평은 반드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일은 좋아하지만 직업의 조건이 싫을 수 있는 것이다. 일의 관점은 의미와 관련이 있고, 의미는 만족, 불만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즉 자신의 일이 만족스러울 때 의미가 있으며, 불만족스러울 때 무의미한 것으로 느끼게 된다. 따라서 직장에서의 여가개념 도입으로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일에 여가요소를 접목시키면 일이 훨씬 수월하고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사내에서의 취미클럽운영 및 지원, 레저관련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 일에 만족을 갖게 하는 요소와 불만족을 가져오는 요인을 분석하여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일, 레저시설의 운영 관리, 주인의식의 제고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주인의식 제고는 일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자기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갖는데서 부터 시작된다.
인터널 마케팅에 의한 종업원 만족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성에 맞는 직업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떠나 긍정적인 사고로 스스로를 직업에 맞추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21세기 다원화사회의 패러다임은 상생주의이다. 어느 한쪽의 희생에 의한 자신의 이익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나와 상대방이 다른 것을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생각, 다른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노사가 둘이 아니고, 가정과 회사가 별개가 아니라 상호 혜택을 주고받는 상생의 관계에 있다.
앞서가는 경영관리자는 만족해하는 종업원을 통해 보람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다. 직업에 여가의 도입을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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