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적인 중앙버스전용차로(서울시립대 손의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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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적인 중앙버스전용차로(서울시립대 손의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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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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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더 많은 사람이 도시로 집중하게 되었다. 더욱이 소득 수준의 증가로 승용차대수가 계속 증가하게 됨으로써, 대폭적인 도로 확충에도 불구하고 교통문제는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한편 대도시정부는 80년대 중반부터 도시교통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이 필수적이라는 생각 하에 커다란 기대를 갖고 지하철을 건설해 왔다. 그리고 지하철만 완공되면, 버스는 도시교통에서 설 자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했던 만큼 지하철 이용자는 많지 않으며, 또한 건설로 인한 부채와 운영적자로 인한 누적 부채로 대도시정부는 또 다른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지하철 건설에 매우 신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던 버스 서비스 수준 향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지하철 건설이 꽤 이루어진 서울시에서조차도 버스는 지하철 다음으로 많은 사람을 수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최근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기존의 가로변버스전용차로에 비하여 매우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버스운행속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가로변전용차로는 우회전하거나 이면도로에서 진입하는 차량으로 인하여 기껏해야 버스가 시속 20km 이상으로 운행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류장까지 걷는 거리를 생각하면 버스가 승용차보다 더 빠를 수가 없다. 반면에 중앙전용차로는 지하철과 비슷한 속도인 시속 35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적지 않은 승용차 이용자가 버스로 전환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중앙전용차로를 서울시내는 물론 주변 신도시까지 계속적으로 연결하여 15∼20km를 주요 간선도로에 3∼4개 확보한다면, 아마도 승용차 이용자는 더 많이 감소할 것이다. 중앙전용차로 이외에 버스노선 및 요금체계도 버스회사의 수익성 위주가 아닌 이용자의 편의성 위주로 대폭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에 대하여 지금까지 3∼4개 차로 중에서 버스에 가로변 1개 차로만 양보해 왔던 승용차 등 일반 차량 이용자는 단기적으로 교통이 혼잡해질 것을 우려하여 일부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 이용자를 제외할 때 도로 이용자의 거의 절반은 버스 이용자이다. 따라서 3∼4개 차로 중에서 중앙 1개 차로를 전용으로 버스에 양보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행에 비추면 버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도로 1개 차로당 사람 수송인원을 생각하면 결코 버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다소 불편해지더라도, 내 자녀와 이웃, 그리고 어르신 등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해지며, 또 점차 더 많은 버스가 천연가스를 이용함으로써 대기오염 개선에도 이바지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단기적인 승용차 이용 불편은 감수되어야 한다. 선진국 일부 도시는 심지어 2개 차로밖에 없는 경우에도 1개 차로를 버스에게 우선권을 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도시정부 교통정책의 핵심은 승용차 증가에 대비하여 더 많은 도로를 확충하는 것이었다. 또한 대도시정부는 도로 확충과 함께 지하철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반면에 버스에 대하여는 말로만 육성정책을 내세우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러나 도시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버스 서비스의 대폭적인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도시정부가 최근 인식하게 되었는데, 이 중에서도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것은 중앙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여 버스운행속도를 지하철에 버금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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