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안정과 경쟁력(산업연구원 이항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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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안정과 경쟁력(산업연구원 이항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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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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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임단협 결과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재계는 현대의 협약안이 여타 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고용안정을 목표로 한차원 높은 협상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자동차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이며,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산업으로 국가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자동차산업 강국이 곧 5대 선진국(G-5)이란 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개방화와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도 자동차산업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고용창출, 소득증대와 신기술개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자동차기업 문화는 경쟁과 대립에서 협력과 양보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자동차기업 문화를 살펴보자.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분규는 경쟁력 강화의 기본인 유연성과 스피드의 상실과 투자부진 및 단위노동비용의 급상승으로 이어져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은 노사협력과 양보를 바탕으로 우리와의 경쟁력 격차를 벌이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노조결성이 불가능한 중국은 저임금과 신기술의 습득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다.
지난 100여년간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해 온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 보자. 상시적인 구조조정 체제를 구축하여 노사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미국의 경쟁지위는 날로 강화되고 있으나, 문제해결에 실패한 영국의 자동차산업은 외국기업의 수중에 들어갔으며, 독일의 자동차산업 역시 세계 최고의 노동비용으로 인해 국내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은 노사가 여타 산업에서의 협상결과나 자신들의 협상결과가 여타산업에 미칠 영향을 중시하고, 월가가 노사가 비용절감, 생산성향상, 시장점유율 확대를 이룰 수 있는 창조적인 협상결과를 도출해 냈는가를 주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시스템하에서 빅 3의 세계화전략과 유연생산시스템의 구축, 작업장의 안전 및 근로자의 복지향상을 위한 투자와 근로자들의 신생산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자기 역량계발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 자동차산업의 고용은 경쟁력 회복과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점증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의 노조원 수는 최근 1980년에 비해 54%나 감소하였다. 이는 근로자들이 직업안정을 희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노사안정은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유지?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세계 4강 진입에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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