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자유무역협정 신중 접근을---이항구 산업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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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자유무역협정 신중 접근을---이항구 산업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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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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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나라와 일본 정부뿐 아니라 양국 학계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도하라운드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과 EU가 인접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지역무역협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주요 교역 상대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거나 추진하고 있어 경제유대관계가 깊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필요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양국 정부간에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협정이 세계 교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촉진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효과는 체결당사국이 누구냐에 따라 또한 분석기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99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한-일 자유무역협정의 효과 분석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EU와 같은 선진국간 자유무역협정처럼 협정 당사국간 경쟁관계가 높을 수록 그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일 협정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농산물문제가 양국간 협상에서는 주요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점과 가뜩이나 부진한 외국인 투자를 협정을 통해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협정이 양국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는 없다. EU 통합 후의 회원국간 산업구조조정 사례를 보더라도 이러한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의 효과는 양국 산업을 세분화해서 정량적인 분석과 함께 정성적인 분석을 통해 평가해 보아야 한다.
또한 양국 산업의 경쟁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기업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일차적 목적이 경쟁의 주체인 양국 기업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공정한경쟁을 벌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데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동안 미국, 일본과 추진해 왔던 쌍무투자협정(BIT)이나 한-칠레FTA 협상의 전철을 또 다시 밟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양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해 볼 때 일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소위 잃어버린 10년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신기술과 신차종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에 따라 환경과 안전관련 기술, 그리고 품질면에서의 양국간 격차는 5-10년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한-일 자유무역협정을 원만하게 타결하기 위해서는 양국 개별 산업간 경쟁력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비가시적인 장벽과 향후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가능한 한 자동차분야의 개방 일정을 늦추는 방안도 강구하여야 한다. 그 동안 추진해 온 일본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양국 협상에 앞서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시장조사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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