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시대--고속버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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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시대--고속버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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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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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4월 고속철도 개통으로 승객 다수가 빠져나갈 것이란 사실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승객감소를 만회할만한 대안이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답답해하고 있다. 부산, 대구, 광주 등 장거리 승객은 말할 것도 없고 고속철도의 중간정차역이 들어설 도시로 향하는 승객 다수를 고속철도에 빼앗기게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고속버스를 포함한 버스승객 전체의 6%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버스연합회 부설 운수산업연구원은 특히 고속버스의 경우 승객 21.6%가 고속철도로 옮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교통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고속버스와 고속철도의 경합노선의 경우 버스 수요의 30∼40%가 감소할 것으로 보여 고속버스업계는 암울한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고속버스는 80년대 최대의 호황을 누린 이후 89년을 정점으로 승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89년 연간 수송인원이 7천9백만명을 넘어섰으나 지난해에는 4천만명을 겨우 넘길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차량 보유대수는 89년 1천987대에서 지난해 2천241대로 늘어나 대당 채상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고속버스업계의 이같은 불황은 자가용 승용차의 이용증가와 고속도로 등 도로 정체 및 이로인한 정시성 부재 등이 겹쳐 승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서비스 고급화·다양화 지연, 연계교통망 미비, 자가용에 비해 접근성·요금경쟁력 부족도 수요감소를 부채질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속철도 개통은 엎친데 겹친 꼴로 업계 경영난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제 고속버스업계는 그야말로 맨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렇다면 고속버스가 고속철도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방안이 필요할까. 그것은 크게 세가지 가닥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자기혁신이다. 경영개선을 위해 비수익노선은 과감히 감축하거나 폐지하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업체별로 운영중인 영업소와 화물취급소, 검표작업 등을 통합하는 방안과 함께 업계 수익모델에 대한 연구개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둘째는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을 실현하는 일이다. 정시성 확보를 위한 버스전용차로제 확대, 다양한 서비스에 걸맞는 요금차등화 전략, 신규노선 개발 등 승객 유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추구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도 고속버스업계의 실정을 감안해 등록세 및 부가세 감면 또는 면제 등의 지원과 함께 유류세 인상분 지원 등으로 업계가 고정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속철도 개통은 고속버스에 시련과 함께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은 그와같은 지원체제가 수립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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