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앞 광장 조성(서울시립대 손의영)
상태바
서울 시청앞 광장 조성(서울시립대 손의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차량 통행을 위해 차도로서 대부분 사용되어 왔던 시청앞 광장을 보행자 보도 및 휴식을 위한 잔디광장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드디어 본격적인 공사를 시행하였다. 이는 실로 청계고가도로 철거에서부터 시작된 서울시 교통정책 패러다임의 변혁이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시청앞 광장 조성은 수 년전부터 여러 차례 논의하여 왔던 사항이다. 그러나 차량 교통이 혼잡해질 것이란 우려로 인한 반대 때문에 의사 결정이 계속 지연됨으로써, 그 빛을 발하지 못해 왔던 것이다. 금번에 차량 교통의 일부 혼잡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경찰청이 상호 유기적인 협조 하에 과감하게 시청앞 차로를 축소하기로 결정을 내린 데에 많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대도시 교통정책의 주된 목적이 지금까지와 같이 차량 소통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를 운행하는 승용차 이용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 이용자이며, 아울러 그동안 너무나 도외시 되었던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도 중요하다.
대도시에서는 차량 소통이 잘 될수록 더욱 많은 승용차가 도로를 운행하게 된다. 그러면 도로를 더 많이 건설하여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용지도 거의 없으며 건설비는 막대할 따름이다. 90년대 이후 건설한 도로는 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대부분 한강 줄기를 따라서 건설한 고가도로임이 이를 여실히 말해준다. 더욱이 차량이 많을수록 우리가 숨쉬어야만 하는 공기는 계속 나빠질 따름이다. 따라서 모든 선진국 도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민들이 버스나 지하철,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는 냐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 이들은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더 많이 걷게 됨으로써, 보행 환경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가도 중요시된다.
시청앞 차로 수가 감소함으로써 단기간에 발생하는 교통 혼잡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사실 시청앞 차로 수 감소는 청계고가도로 철거와 청계로 차로 축소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거대도시인 서울시 중심부에 선진국과 같이 잔디 광장이 있어서 여유롭게 산책하거나 최소한 녹지를 볼 수 있다는 상상은 우리 모두가 서울시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면, 이번 시청앞 광장 조성은 서울시 교통정책 변혁의 또 다른 바람직한 시도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바라고 싶은 것은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광화문에서 시청앞, 그리고 서울역에 이르는 차량만을 위한 너무나도 광활한 차로를 축소하여야 한다. 대신 많은 시민들이 걷다가 차도 마시며, 정겹게 담소할 수 있는 벤치가 설치된 거리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