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따라하기(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조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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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따라하기(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조선팀장)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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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국내 기업들은 토요타자동차의 경영기법을 앞다퉈 배우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토요타공장을 견학하고 연구회를 결성하는가 하면 토요타 출신 인사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토요타자동차의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영업실적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으며, 국내 서점에서도 다수의 도요타관련 번역서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전국에 걸쳐 토요타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가칭 토요타시와 같은 기업도시를 만들자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경영사례를 배우는 일은 당연하다. 요즘과 같이 기업경영하기 어려운 시절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세계 초우량기업의 경영기법을 받아들이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내 기업들은 압축성장과정에서 많은 신화를 창출하였으나, IMF 관리체제 이후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과거에 비해 성장동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쫒아오고 있으며, 선진국 기업들도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경쟁을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기가 힘든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10년속에서도 토요타가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다는 점에서 토요타가 하는 대로 따라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토요타의 경영성과와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오랜 산고끝에 얻어진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토요타만큼만 성장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러나‘뱁새가 황새 쫒아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계 일류기업의 우수경영사례를 배우려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만 지불한 채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에 그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은 GE 배우기에 열중했으나, GE의 우수 경영기법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국내 기업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따라서 선진기업의 우수경영사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수용력부터 배양해야 한다. 기업의 기본역량이라 할 수 있는 수용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경영기법이라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토요타 따라하기에 열중해 있는 동안 토요타는 한국시장 분석을 마치고 서서히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특히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기업들은 최근 한일자유무역협정의 조기 발효를 요구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 했다. 국내 기업은 토요타 학습성과를 바탕으로 일본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하루 속히 수립해야만 한다. 국내시장에서 일본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할 날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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