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제, 그 이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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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부제, 그 이상이 필요하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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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한 해 석유에너지를 수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우리의 대표적인 수출상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를 수출하는 금액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TV광고를 떠올리지 않아도 우리의 에너지 소비는 이미 국가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를 잡고 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우리의 주요 석유에너지 수입국이 석유생산을 줄이기로 했고 그 여파로 국제 석유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정부 차원에서 산업체 전력가동 수준을 통제하고 자가용 승용차의 강제 10부제를 명령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같은 정부의 판단이 적정한 것이라는 전제하에 특히 자동차 연료로 소비되는 에너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내놓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생산 및 수출이 국가 주력산업으로 돼있는 나라치고 에너지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우리처럼 석유에너지를 전량 수입, 사용하는 나라일수록 국제 유가의 영향에 따라 국내 산업간 희비가 극명히 교차함으로써 정부가 균형있게 에너지정책을 수립, 시행하는데 애로가 적지 않음도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아무리 따져도 문제가 되는 것은 자가용 승용차의 무분별한 운행이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낭비는 물론 과도한 자가용 운행은 필연코 매연과 소음, 나아가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미 십여년 전부터 상식화 돼 있는 이야기로는 우리나라 대도시지역에서 태어난 유아의 경우 감기 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횟수가 지난 20년 사이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자동차 5백만대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이 지역은 밤낮없이, 특정 장소를 가리지 않고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정부가 마땅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제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진정시키는 방법은 자가용 승용차의 운행을 제한하는 방법 이외엔 도리가 없어 보인다. 자가용 운행을 선택적으로 제한하는, 그래서 대중교통이 살아나고 보행자도 숨이 덜 가픈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특단의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자가용 10부제는 상징성에 불과하며 실효성은 이미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그것보다 더욱 획기적인 방안도 이젠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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