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항공교통의 경쟁자(유광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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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항공교통의 경쟁자(유광의 교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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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의 교수의 항공이야기

며칠 후면 고속철이 개통한다. 국민들의 여행 편의를 돕고 국토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생활이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이렇게 환영해야할 사건을 앞두고 걱정과 시름에 잠겨있는 사람들이 한편에 있으니 그들의 우려를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속전철 개통으로 어려움을 겪을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국내선 항공운송산업 운영자들이다. 유일한 장거리 고속 교통수단으로 사랑을 받아오던 항공교통이 막강한 경쟁자를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속철은 항공교통에 비해 주행 속도나 소요 여행시간에서는 다소 열등하나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접근과 수속이 간편하여 고객들에게 항공교통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대부분의 교통 전문가들이 예견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부산·서울-대구·서울-광주 등 고속철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요 국내선을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은 운항편을 줄여 수요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해당 지방도시에 위치한 공항들도 취항 비행편수 감소와 승객 감소에 의한 수입 감소에 대한 대비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현상을 바라보면서 항공 전문가로서 주요 문제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교통수단별 이해관계를 떠나 대국적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유럽 여러 나라의 교통 전문가들이 상당한 정열을 바쳐 노력하고 있는 분야는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늘려, 도로 혼잡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국토가 넓어 여유가 있는 미국에서는 교통망 건설이나 수단 개발 등에 더 열심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의 영향을 받아 혼잡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느낌이 있지만, 유럽의 많은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도 국토가 협소하고 자가용 차량 이용자가 많아 혼잡 문제가 제일의 교통 문제이며 이에 따른 대기 오염 문제 또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고속철의 개통이 고속도로에서 자가용 승용차를 줄이는데 보다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고위 교통 정책 당국이나 고속철 운영 당국은 어떻게 하면 자가용 이용자가 고속철이나 항공운송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일에 앞장섰으면 한다.
다음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항공교통과 고속철의 경쟁성 문제이다. 여행자들이 교통수단을 선택할 때 주로 고려하는 요소는 비용·시간·편리성이라고 볼 수 있다. 고속철은 요금에 있어 항공요금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결정되었으며, 접근 시간을 포함한 총 여행 시간 측면에서도 항공교통과 경쟁할 만하며 항공기 탑승보다는 수속이 간편하여 편리성도 인정된다.
이렇게 보면 항공교통 수단은 모든 면에서 고속철보다 열등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보다 세밀히 따져보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행시간이나 편리성 개선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운행 빈도이다.
운행 빈도를 증가시키면 여행을 원하는 시간에 맞춰 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 고객 만족도가 휠씬 증가된다. 만일 항공사들이 운항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항공기를 도입하여 운행 빈도를 높이고 요금을 낮춘다면 항공교통의 경쟁력은 상당 수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접근성 문제에 있어서는 여행자들의 최초 출발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항이 기차역보다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노력과 공항과 마케팅 대상 지역 간 접근 교통수단을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경쟁력은 더욱 증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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