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조직과 미국의 대응(유광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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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조직과 미국의 대응(유광의 교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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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비행 중인 항공기는 정치적 테러리스트들의 가장 매력적인 테러 대상이다. 테러의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의 가장 치열한 골칫거리 중의 하나이고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 사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 사태의 주범인 이슬람 과격파들의 테러 활동의 원인과 심각성, 미국의 대응 전략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년 가을 미국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한 이란인을 학회활동 중 만났다. 식사 후 차를 마시며 환담하다가 이야기의 주제가 이슬람 과격파들의 테러 활동으로 흐르게 돼 별 생각 없이 “목숨을 버려가면서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는 것을 보면, 이슬람교도들의 신앙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분은 정색을 하며 나의 말을 부정했다. 그것은 종교적 신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자식과 형제를 죽이고 생활의 터전을 쑥밭으로 만들어 놓은 원수들에 대한 복수심이 주요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2차 대전 후 명분이 희박한 이유를 들어 이스라엘을 건국함으로써 유발된 갈등이 유혈사태를 자주 유발하게 되었고 이때마다 이스라엘은 무자비한 살상을 저질러 아랍인들의 기를 꺾어 놓곤 했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 형제, 자식을 잃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과격파의 선동에 가담하게 되고 혼자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복수를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해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9.11 테러의 주범인 알카에다 조직의 궤멸을 위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고,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를 생산한다고 이라크 전쟁을 벌였다. 그 이란인 교수는 알카에다가 뉴욕의 두 건물을 파괴하고 수천 명을 죽이니까 미국은 이를 빌미로 두 개의 국가를 파괴시키고 수십 만명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흥분했다.
이런 과정에서 늘어난 피의 복수를 결의하는 이슬람 과격주의 동지들은 미국이 궤멸시킨 알카에다 조직원의 몇 배에 이를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알카에다 조직원은 그 간의 미국의 전과로 엄청나게 줄어들어 9.11 테러 전에 4천여명이던 것이 그로부터 2년 후에 1천명 정도로 감소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알카에다에 동조하고 직·간접적으로 지원받는 기타 테러 조직 및 개인적 테러리스트들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이 늘어서 수천명, 수만명이 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9.11 테러 이후의 주요 테러 사건들의 80%가 알카에다가 아닌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 테러리스트들은 알카에다의 조직원은 아니더라도 알카에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알카에다와 관련된 테러활동은 세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알카에다 조직원이 조직의 임부 수행을 위해서 행하는 테러이고, 두 번째는 조직원은 아니더라도 알카에다에 의해 단기 교육이나 훈련을 받고 자신의 근거지로 돌아가 독자적인 테러를 하는 사람들이며, 세 번째 범주는 알카에다의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고, 조직적으로도 연관이 없으나, 알카에다와 주장을 같이하는 독자적인 테러조직들이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아 테러를 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규모 폭발테러를 성공시킨 제마 이슬라미아 등이 이에 속한다.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과격파들은 폭력적 테러 활동에 보다 많은 이슬람인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해 인터넷 등을 통한 광고 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도 바그다드 포로 학대,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사살 등은 알카에다의 조직원 확보나 외부 세력 확보에 엄천난 기여를 했을 것 같다.
<한국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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