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전(이항구 박사)
상태바
중국의 도전(이항구 박사)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월초 중국 정부는 1년간 손질해 온 ‘자동차 신산업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전문가들이 3년 반에 걸친 연구와 협의끝에 내놓은 중장기 발전전략이다.
전반적으로 조명해 볼 때 중국 정부는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시장을 기반으로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도입한 후 저임금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데 정책 목표를 두고 있다.
그동안 세계 자동차업계가 우려했던 자국시장 보호정책이 자취를 감춘 반면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대형 완성차 및 부품업체를 4∼5개 정도 육성해 자국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제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돋보인다. 자동차산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으나 선택과 집중 및 스피드전략을 통해 선발업체를 따라잡고 장기적으로는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 자동차산업내에서의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단기간내에 자동차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장과 기술을 바꾼다’는 전략 아래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에 따라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의 직접투자가 경쟁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최근의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선발자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진국 업체의 대규모 추가 투자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이미 판매경쟁의 심화에 따라 가격과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이 심화될 경우 시장기능에 따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중국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수 있으나, 머지 않아 경쟁에서 패한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과잉투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의 투자를 제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다양한 모델을 요구하고 있는 자국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부진한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과 독자 기술 및 브랜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산업이 자생력을 확보할 경우 국내외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기 위해 외국업체의 중국내 영업활동을 직·간접적으로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중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중국 자동차업체의 성장 전략을 면밀히 분석한 후 대응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 진출기업들은 중국의 입지우위를 활용하여 특유의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해 현지화를 조기에 달성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협상력을 발휘해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영위하고 신규 사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중국시장에서 전개될 대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 기업이 생존하지 못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강력한 도전이 시작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산업연구원 자동차조선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