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짜리 버스가 낮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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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짜리 버스가 낮잠자고 있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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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연 서울전세버스조합 사무국장

중동지역정세의 혼미로 야기된 결과이기는 하나 올들어서만 기름값이 23번 등락을 계속하더니 7월31일 현재 유가가 21.1%가 올랐고 인건비와 차량가격상승 등 원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수급상의 불균형을 적절히 활용하려는 일부 소비자의 농간에다 비전세업자(중간 알선책)들의 무분별하 가격파괴가 성행함으로써 5∼6년전 전세가격에도 못미치는 기현상을 낳고 있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상하는 것은 전세업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우리 전세버스사업자들은 이윤과 제비용은 제쳐두더라도 왕복기름값과 인건비 충당에 비싼 장비를 가동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다.이러다보니 아예 배차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여 요즘 차고지에는 1억을 넘는 버스들이 줄지어 낮잠을 자고 있어 이러한 모습을 보는 업자들은 긴 한숨과 탄식이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내몰리고 있는 까닭은 전세버스업이 사회공익적 역할과 대중교통수단으로 새로이 자리매김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정책입안하는 분들의 의식은 아직 전세(관광)버스업이 소비(향락)성 서비스산업으로만 치부해버리려는 고정관념이 변화하고 있지 않은 것이 우선적인 요인중의 하나다.
또 정부를 상대로 업계의 권익을 대변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균형있는 발전을 이뤄야 할 연합회의 행태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선거철이 지나도 결과에 불복해 시시비비가 계속되고 금전적 비리와 갖은 모함으로 법정공방이 계속돼 회원이익과 상반되게 임기3년을 허송세월하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오늘날 전세버스 업계를 이 지경으로 전락시켜 왔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전세버스업계는 지난 3월 선출된 신임회장을 정점으로 회원간 화합을 우선시하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그야말로 회원을 두려워하고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우리는 잠자코 기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 하겠다.
그리고 부수적인 요인은 서울만이 안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영업활동 영역이 그만큼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도 간단히 보아넘길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그 실례를 하나하나 적시해 보기로 한다.
첫째 1990년대말부터 선별적으로 시행해오던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주중에 출퇴근용으로 운행되던 자가용승용차들이 주말이면 레저용으로 탈바꿈 돼 가족과 그룹단위의 개별적인 소규모 관광양상으로 바뀌었으며, 둘째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중소기업과 학교, 학원, 종교단체, 병원 등에서 법인명의의 자가용버스를 등록시켜 출·퇴근이나 관혼상제, 각종 이벤트행사에 까지 투입되므로서 전세버스업계의 영역을 깊숙히 파고들고 있을 뿐 아니라, 세쨰로 IMF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 여파로 조기 퇴직자를 양산시켰는가하면 생산시설 자동화 등 산업구조변화로 일자리가 줄어들어 새로운 빈곤층이 확산돼 이들이 소자본으로 손쉬운 생계수단을 찾다보니 차령이 지난 값싼 대형버스를 구입해 자가용으로 위장등록시켜 놓고 학원생 등 근거리 불법운행에 동원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않게 볼 수 있다.
넷째, 서울을 에워싸고 있는 수도권 인접 시·도의 일부차량들이 갖은 편법과 탈법을 동원하여 서울의 전세버스 물량을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옴으로써 서울전세버스사업자들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이 밖에 고속철도 개통영향과 더불어 기간도로망 확충으로 전국을 반나절권의 여행조건으로 개선시켜 승용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소그룹화 현상이 전세버스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는 가운데 비싼 땅값과 과중한 임대료 지불 등 이중 삼중의 압박요인들을 다른 지방보다 서울이 유난히 끌어안다보니 경영적자폭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서울 전세버스업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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