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미래형 자동차 (이항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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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와 미래형 자동차 (이항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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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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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불안과 러시아 유코스사태로 인한 공급불안이 가시지 않고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가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고유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아시아 국가중 한국이 싱가포르 다음으로 고유가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가 자동차산업의 생산원가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내수와 수출 부진에 따른 자동차업체의 매출과 순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산업의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비용이 1.4%로 낮아 금년 평균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38% 정도 상승하더라도 채산성은 0.8%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체들이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시킬 수도 있지만 내수부진속에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 자동차업체가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떠 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와 같이 에너지자원이 절대 부족한 일본은 1970년대의 유가 파동 이후 해외자원 개발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해 왔다. 특히 일본 자동차업계는 클린에너지자동차 개발에 전력투구한 결과 1997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판하고 있으며, 에너지 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연료전지개발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얼마전 일본정부는 연료전지 개발을 핵심과제로 선정한 ‘신산업창조전략’을 발표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 정부는 연료전지가 상용화될 경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2020년에 연료전지 자동차가 일본에서만 500만대가 주행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편 미국의 경제잡지인 포브스는 금번 유가 파동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대체에너지 차량을 생산하는 토요타와 혼다 등의 일본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선진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생산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으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세
계 자동차업계가 매출부진을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토요타는 내년에만 30만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석자원의 고갈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새로운 대체에너지원을 시급히 개발해야 하며, 선진국들과 중국이 연료전지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에 미래형자동차 개발 계획을 수립했으나, 세간의 관심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미래형자동차의 개발은 자동차업계만의 관심사가 될 수 없다.
이는 선진국의 자동차, 가전·중전기, 에너지업계와 화학, 금속 등의 부품·소재업계가 공동으로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개발중인 미래형자동차는 궁극적으로 연료전지를 탑재한 자동차를 의미하며, 연료전지는 자동차뿐 아니라 가정용과 산업용 에너지원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개발
예산이 선진국의 5%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산업연구원 자동차조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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