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 경쟁(이항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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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출시 경쟁(이항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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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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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깊은 겨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업체들이 새로운 모델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내업계에 뒤질세라 수입 자동차업계도 새로운 모델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내수가 미약하나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어디에서도 외국산 자동차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아직까지 수입자동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 수준에 그치고 있어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수입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소득 양극화와 함께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통해 수입 자동차의 성능과 품질의 우수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의 품질이 큰 폭으로 개선돼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토요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과는 사
뭇 다른 양상이다.
아직 수입자동차의 본격적인 국내시장 공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종 대부분이 고가의 중대형 차종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자동차업체 대부분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60여종 이상의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가 국내 시장에 본격 투입될 경우를 생각해 보면 외국 자동차업계의 국내 시장 진
출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미 선진국 시장에서 수입자동차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2자리 숫자를 넘고 있으며, 영국과 이탈리아는 50%를 상회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일본과 같은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차를 외면할 경우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도 단숨에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 일본 자동차업계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수익성이 높은 국내 고급차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전망이다. 이미 일본산 자동차의 수입은 금년 1-7월중에만 금액 기준으로 전년동기비 무려 111%가 증가했다.
일본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신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일본차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새로운 브랜드 모델과 차세대 자동차를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토요타와 혼다가 생산하고 있는 세계적인 모델인 캠리와 어코드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국내 판매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요즘과 같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미국에서와 같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또한 토요타의 새로운 브랜드인 사이언(Scion)과 같이 고객층을 세분화해 개발한 외국 자동차업계의 신형 중소형 모델이 대거 출시될 것이며, 이들 모델들은 잠재수요 계층인 20대와 30대, 그리고 여성들의 수요를 촉발할 예상이다.
국내 업계가 이에 대응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차종을 신속히 출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국산차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자동차산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자동차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 소비행태를 기대할 뿐이다.
<본지 객원논설위원/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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