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삼각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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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오는 삼각파고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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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자동차산업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산업의 수출이 사상 최초로 3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제품을 생산했고, 쌍용자동차의 매각도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새해 자동차산업의 시계는 매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예상이나 원자재가격 상승과 국내외 수요둔화와 함께 원화절상이 지속될 예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자동차산업은 첨단기술산업의 그늘에 묻혀 빛을 잃어 왔으나, 최근 수출증대와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미래형자동차관련 기술의 파급효과가 높게 평가되면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종합산업으로서 자동차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도 우리 경제의 회복이 자동차산업에 좌우될 것이라고 예측한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자동차 수요의 회복과 투자확대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조기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차량 교체주기와 다수의 신차종 출시로 내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이러한 기대심리가 이미 금년에 무너져 내린바 있기 때문이다. 특소세 인하와 신차종 출시가 이뤄졌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경제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과거와 같은 구매행태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대대적인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전술한 국내외 수요둔화, 원화절상과 비용상승이라는 삼각파고를 넘기 위해서다.
최근 숨을 고르고 있는 원화절상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경우 내년부터 본격화될 국내 자동차업체의 해외생산과 함께 그 동안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마저 무너뜨리면서 자동차산업을 또 다시 어려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 공동으로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엔화강세를 마른 수건도 쥐어 짠다는 피나는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노력으로 극복한 일본업체들이 최근에도 30% 이상 비용을 절감해 중국과도 경쟁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노사가 협력해 품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한편 중국 자동차산업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 사전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급증했던 중국의 자동차 내수가 둔화되면서 내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수출을 적극 모색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현재의 규모와 역량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품업체간 인수합병을 촉진할 수 있는 금융 세제지원과 지자체의 부품산업 육성전략에 대한 종합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이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구조개편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해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노사정 협력과 기업간 대타협이 순조로이 진행돼야 한다.
자동차산업에게 유비무환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해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본지객원논설위원·산업연구원 자동차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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