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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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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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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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연(교통공학박사·경기대 겸임교수)

2004년도 저물어가는 12월이다.
이 때즘이면 늘, 알맞게 먹으면 보약이요 지나치게 마시면 독이 되는 술이 화두가 된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14.4리터로 세계 2위의 소비국이며 이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손실도 약 13조원으로 1인당 연간 부담액이 5만원에 이르고 있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탄생한 후 동·서양의 선진외국에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음주운전이다. 모범을 보여야할 연예인 등 일부 유명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는 음주운전은 술이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의식결여 등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음주운전도 이 중 하나의 유형으로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992년 1만319건(전체사고의 4.0%)이 발생해 483명(전체사망자의 4.1%)이 사망했다.
다른 교통사고는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1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3년에는 3만1227건(전체사고의 약 13%)이 발생하여 이로 인해 1113명(전체사망자의 15.5%)이 사망하고 5만5230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는 매일 약 85건이 발생해 약 3명이 죽고 평균 151명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30∼40대가 전체 음주운전사고의 5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일반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 약 35%, 사상자율 15.5%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음주운전의 적발건수는 경찰의 계속되는 단속과 계도에도 불구하고 2003년에 총 6만8411건이 적발돼 이로 인해 3만1522명이 면허정지, 3만6008명이 면허취소를 받았고 또한 881명이 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음주운전에 대한 불감증에 빠진 우리 교통문화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음주운전은 단순한 과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타인의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는 고의성의 살인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음주로 인한 취기는 술의 종류, 음주량, 음주 경과시간, 마시는 속도, 음주장소, 음주 분위기, 각자의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음주운전이 나쁜 이유는 주취한 운전자는 운전중에 눈으로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머리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어서 손과 발로 핸들이나 브레이크, 악세레이터 등을 올바르게 조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운전자는 운전시 무리한 과속이나 저속주행을 하게 되고 지그재그운전을 하며 정지시나 출발시 다른 운전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게 된다. 이런 운전행위는 필히 보행자의 사망 혹은 부상을 초래하거나, 주차차량 및 운행 중인 앞차와의 추돌사고, 버스와 같은 대형차와의 정면충돌, 도로의 이탈 사고, 중앙선 침범, 교통안전 시설물이나 전주 등과 같은 고정물체 충돌 등의 교통사고를 야기하게 되며 더욱이 주취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야기시에는 음주운전이 밝혀질까 두려워 대부분 뺑소니를 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는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혈액중에 포함되어 있는 알코올의 양)가 0.05%이상(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소주2잔, 맥주2.2잔, 위스키 1.2잔으로 음주후 7시간이 지나야 제거됨)일때로 이런 경우 면허정지 또는 면허취소의 행정처분과 함께 2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외국에서는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음주운전을 과속, 무면허와 함께 3대 악으로 규정해 음주후에는 운전을 할 수 없고 운전자에게 주류를 제공하거나 권한 사람도 벌금형에 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형제국으로 불리는 터키에서는 경찰이 음주운전자를 적발하면 즉시 경찰차에 태워 시외곽 30km 떨어진 곳에 내려 놓은 후 걸어서 귀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호주는 신문에 고정란을 만들어 적발된 사람의 이름을 게재해 망신을 주고 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음주운전자가 적발시 즉시 감옥으로 보내지며 기혼자인 경우 부인도 함께 수감한 후 이틑날 훈방하고 있다. 심지어 불가리아는 음주운전 초범은 훈방하되 재범자는 교수형으로 다스리고 엘살바도르는 음주운전 적발시 즉시 총살형에 처해지는 등 음주운전자에게 가장 가혹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이런 음주운전의 예방을 위해 미국에서는 시민들이 나서서 조직한 MADD(음주운전을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 등이 활발하게 음주운전에 대한 계몽을 하고 있고 뉴욕시에서는 음주차 몰수제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 36개주는 음주운전 위반 경력이 있는 운전자의 경우 자동차에 시동잠금장치(운전자의 호흡을 자동분석해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나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 장치)를 장착했을 때만 운전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이런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음주량이 많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11월 2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운전자들은 음주단속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로 음주운전을 자제하고 음주시에는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 또는 음주 승용차 택배를 이용해야 할 것이고 술좌석에서는 운전자에게 술을 절대로 권하지 말도록 하여 2004년을 보람있게 보내고 다가오는 활기찬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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