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위기관리시스템(김상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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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위기관리시스템(김상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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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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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개인적으로야 무슨 새해라고 해서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할 나이는 지났지만 그래도 몇가지 바람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지난해는 2003년 사스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때마침 한류열풍을 바탕으로 이전의 외래관광객 성장률을 회복하다가 9월 성매매특별단속법부터 다소 흔들리면서 연말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인한 쇼크상태에서 마무리됐다. '쓰나미'라 불리우는 이번 지진해일은 피해규모에서 사상 몇 번째에 해
당될 만큼 큰 사건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 벌어진 일은 단순히 그 지역의 일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참사의 성격을 갖는다. 국제적인 휴양지가 몰려있고 크리스마스 휴가시기에 여행하기 좋은 건기라는 점에서 각국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국제적인 문제이다
그런데 우선 안타까운 것은 사건 발생 후 10여일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 관광객의 피해가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은 일이다. 공식적으로는 10여명의 사망자라고 하지만 실종자가 100여명이 넘는다는 정도의 정보 밖에 정확한 실태가 알려지고 있지 않다. 모르긴 해도 실종자의 상당수가 사망자일 개연성은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재외국민에 대한 안전문제의 총괄적 책임부서가 외교통상부라고는 하지만 아웃바운드 1천만명 시대의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의 책임있고 신속한 대응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일단 관광부문에서 정책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피해 관광객이고 다음은 피해 관광기업, 그리고 현지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재외교포와 교포기업들일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상상해 본다.12월26일 사건 발생 후 27일 가칭 “관광위기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의 긴급 소집, 28일 문화관광부와 관광사업체, 관련 여행사 등 합동대책반의 현지급파, 29일 현지대책반의 피해관광객 대피지원 및 피해실태조사, 30일 위원회의 개최를 통한 국내 피해종합상황 신고센터 개설, 현안문제 파악 및 문화관광부 장관 유감과 피해지원 입장 등 성명 발표 등 이렇게 진행됐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따지고 보면 이번 관광부문의 위기상황은 2000년대에 들어서만도 9.11 뉴욕참사, SARS에 이어 세 번째이다. 앞선 두 번의 사건에서도 상황보고나 결과보고 등은 있었지만 적시성과 정확성 등 대응의 실효성을 입증할 만한 것들은 별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이 지면을 통해 지적했지만 2000년 이후로 관광부문의 위기는 거의 상시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차례 언급해 왔다. 장소의 장애가 없는 사회(placeless society)에선 필연적으로 테러, 전염병, 경제 위기 등이 국지성을 벗어나 범세계성을 갖게 되니 주변 환경에 민감한 관광부문은 반드시 위기대응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PATA가 사건 직후 내놓은 성명서의 내용처럼 이번 지진해일의 문제에서 관광은 매우 사소한 부분이다. 인명보다 앞서는 가치는 없기에 하는 말인 것이다. 그러나 관광을 주무로 하는 입장에서는 일단 관광에서 피해 최소화, 복구 및 치료, 피해보상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과 책
임있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비록 이번 참사로 인해 우리 인바운드 관광에 일부 반사 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일은 결과로서 나타나야지 의도로써 드러내 놓을 일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둔다. 그리고 이참에 관광객과 여행사간 취소료 분쟁, 하드블록 사안으로 불리우는 항공사와 여행사간 문제, 관광객과 보험사간 자
연재해를 예외로 둔 보상 문제 등의 근본적인 원칙이 정립될 필요가 크다.
을유년은 축귀와 벽사의 뜻이 있는 해라고 한다. 부디 새해에는 나쁜 일과 사악한 일이 관광 쪽에서 없어지고 새로운 지평으로의 발전을 손모아 기원해 본다.
<본지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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