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우선, 시민이 지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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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우선, 시민이 지켜줘야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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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중교통수단의 효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도로에 버스 한 대와 승용차 수십대를 나란히 세워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제한된 도로에서 제한된 시간에 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면 1회당 수송력이 월등히 뛰어난 대형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체증으로 인한 시간비용 절감효과와 함께 매연이나 소음, 교통사고 위험요소의 경감 등 이용상의 상대적 편의성 저하를 제외하고는 월등히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와같은 대중교통수단의 비교우위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좁디좁은 서울의 간선도로 일부를 버스에게만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버스전용차로의 본질도 그런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이같은 이치는 고속도로에서도 일찍부터 적용돼 차량이 몰리는 때는 버스에게 배타적 운행우선권을 부여한 제도를 우리는 받아들이고 있다. 다수 불편하고, 다소 손해보는 이가 있다 해도 다중의 편의를 우선한다면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같은 대중교통수단 우선통행의 필요성과 사회적 공감대가 의외로 맥없이 무너지는 장면을 우리는 너무 쉽게 목도하곤 한다. 그것은 제도적으로 강제화된 부분 이외의 상황에서의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배타적 운행태도다.
버스우선통행 논리라면 밀리고 막히는 도로에서 차 한 대 겨우 빠져나갈 상황에서는 당연히 버스에 양보해야 하나 그것을 기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속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제한속도가 정해져 있긴 하나 그나마 운행시간을 정하고 다니는 고속버스의 경우 아무래도 승용차보다 시간상의 제약이 강하므로 가능한 우선통행에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우리의 현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바쁘면 남은 보이지 않는다. '강제가 아니면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의식이 팽배, 버스교통의 비교우위를 시민들이 스스로 내던져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교통문화의 후진성에 다름아니다.
버스운송사업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의 본질에서 볼 때 이는 하루빨리 고쳐야 할 좋지 못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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